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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스토리와 색을 입힌 ‘보리’의 화려한 변신…‘K - coffee’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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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커피’ 개발한 김재주 대표

경향신문

커피에 보리를 섞어 ‘보리커피’를 만든 김재주 대표가 보리커피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청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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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함량 줄이며 맛은 유지

임산부·위장질환자들에 인기

고종으로 스토리텔링 마케팅

흑맥·당죽 등 다양한 신제품도


보리를 흔히 ‘오곡지장(五穀之長)’이라고 일컫는다. ‘오곡’(쌀, 보리, 조, 콩, 기장) 중에서 보리가 으뜸이라는 얘기다. <동의보감>에도 나오는 이 표현은 현대과학을 통해 상당 부분 입증됐다. 보리에 비타민B, 식이섬유, 기능성 아미노산인 가바(GABA), 베타글루칸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듬뿍 들어 있다는 사실과 보리가 성인병과 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 등이 밝혀진 것이다.

이런 보리의 가치를 앞서 알고, 거기에 인생을 건 사람이 있다. 전북 고창에서 농업회사법인 (주)청맥을 경영하고 있는 김재주 대표(58)다. 양곡유통기관에서 일하던 그는 2007년 청맥을 창업, 보리를 생산·가공·유통하는 일을 시작했다.

“몸에 좋은 보리를 소비자들이 보다 많이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 재품 개발에 온 힘을 쏟았어요.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바로 ‘보리커피’죠.”

‘보리커피’는 청맥의 최대 히트작이다. ‘커피에 보리를 섞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보리커피는 카페인 함량이 적어 임산부, 위장질환자 등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보리커피는 커피와 보리를 7 대 3 비율로 섞어 만든다. 커피의 30%를 보리로 대체했기 때문에 카페인양이 크게 줄지만 맛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보리커피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끈 또 하나의 이유는 스토리텔링에 있다. 김 대표는 한국인 중에서 처음으로 커피를 마신 것으로 알려진 고종의 스토리를 제품에 입히는, 이른바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나섰다. 그는 유명 바리스타와 협업해 개발한 보리커피에 ‘K-coffee’라는 이름도 붙였다. ‘K-coffee’라는 이름을 접하는 사람 중에는 ‘코리아 커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고, ‘고종 커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저는 보리를 사람들에게 파는 사람입니다. 보리 소비를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커피를 활용한 거죠.”

커피를 팔기 위해 보리를 섞은 것이 아니라, 보리를 팔기 위해 커피를 활용했다는 그의 말에서는 보리에 대한 ‘무한 애정’이 느껴진다.

청색보리·자색보리·흑색보리 등 이른바 ‘컬러보리’를 생산·재배하는 그는 회사 부설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농촌진흥청·국립식량과학원 등과 협업해 다양한 신제품을 계속 내놓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당뇨환자들에게 좋은 흑맥(흑색보리)에 귀리·현미·목이버섯 등을 넣어 만든 ‘당죽’(당에 좋은 죽)도 요즘 인기다. 그는 농업인들의 동반성장을 위해 고창·군산지역 70여 농가와 계약재배를 이어가는 등 ‘상생’에도 힘쓴다. 2017년까지 서울 한강공원과 뚝섬공원에서 볼 수 있던 청보리밭도 그에 의해 탄생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보리의 생산·가공·유통을 융합해 연간 83억원(2018년 기준) 매출을 올리는 등 농업의 가치를 높여가고 있는 김 대표를 7월의 농촌융복합산업인으로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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