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의붓아들 의문사' 현남편-고유정 대질신문
현남편 마주하는 고유정 말투, 행동 관심 쏠려
고유정 "억울하다" 강하게 반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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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이 의붓아들(5) 의문사 살해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의붓아들 살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현 남편과 고유정을 11일 한 자리에 불러 대질신문을 벌이기로 했다.
대질신문은 수사기관에서 쌍방을 동시에 불러 질문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수사기법이다.
대질신문을 하다 보면 고소인과 피고소인은 보통 감정싸움으로 비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고유정의 진술은 물론 말투, 행동 등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청주상당경찰은 10일 제주교도소를 방문,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시간가량 피고소인 신분인 고유정를 상대로 4차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날 조사를 통해 의붓아들 사망 전후 고 씨 부부의 행적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그동안 4차례의 조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의붓아들 살해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경찰은 오늘(11일) 고유정에 대한 5차 대면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고 씨 부부를 상대로 양측의 엇갈린 진술에 대해 대질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의 피의자 고유정(36)이 범행 사흘 전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 등을 구매하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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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현 남편 A 씨는 지난달 13일 고유정을 살인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같은 달 18일 7시간 가량 고소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의 부검 결과와 고씨의 행적 등을 종합할 때 고씨가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A 씨는 "내 아들도 숨지기 전날 저녁으로 고씨가 만들어준 카레를 먹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25일 제주 한 펜션에서 전남편 살해 당시 고유정은 이날 저녁에 카레라이스를 준비했고, 카레에 수면제 성분이 강한 졸피뎀을 넣어 이를 먹은 남편이 정신을 잃자, 흉기를 이용해 살해 한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A 씨 주장을 종합하면 의붓아들 사망 전날 먹은 카레에도 고유정은 졸피뎀을 넣어 범행을 계획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번 대질조사에서 두 사람의 진술이 상반된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앞서 부부는 경찰에서 "3명이 함께 저녁을 먹은 후 아들이 오후 10시쯤 먼저 잠들었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현남편은 "아들이 잠든 후 1시간 동안 차를 마신 뒤 1일 자정 전후로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이날 고유정은 감기를 이유로 다른 방에서 잤다. 이에 대해 고유정은 "아들과 다른 방에서 잤으며 왜 숨졌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5월28일 A씨를 상대로 진행한 거짓말탐지 측정 결과가 '거짓' 반응이 나온 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A씨는 "사건 당일 고유정이 준 음료수를 마신 뒤 평소보다 일찍 잠들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그동안 확보한 진술과 증거를 토대로 늦어도 이달 말까지 의붓아들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고씨의 의붓아들은 지난 3월2일 충북 청주의 모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숨진 의붓아들 몸에서는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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