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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에서 대규모 감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재개되려는 시점에서 화웨이를 둘러싼 양국의 신경전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를 인용해 화웨이가 미국 연구개발(R&D) 자회사 퓨처웨이 테크놀로지 인력 일부 등 수백 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미 일부 직원은 해고 통보를 받았고 추가 감원 계획도 곧 공개될 것”이라며 “중국인 직원들은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선택권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퓨처웨이는 2001년 설립된 화웨이의 미국계 자회사로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지에서 85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5G)과 비디오, 카메라 분야에서 21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회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퓨처웨이 직원들은 지난 5월 16일 미국 상무부의 거래 제한 기업(블랙리스트)에 화웨이와 자회사 68곳이 포함된 이후부터 화웨이 본사 직원과 소통이 금지된 상태다.

현재 화웨이는 감원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회사들이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발표하며 화웨이는 지난 두 달간 실적 부진과 부품 수급 차질에 시달려온 만큼, 감원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화웨이의 감원에는 구글의 화웨이 거래 중단 발표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가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있는 운영체제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체제이기 때문이다.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다음 달 중국 둥관에서 열리는 ‘2019 화웨이 개발자 대회’에서 자체 개발한 운영체계 ‘훙멍’(鴻蒙)을 소개하고 10월 유럽연합(EU)에서 상표권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훙멍은 영어권 국가에서 아크(ARK)란 이름으로 불릴 전망이다.

하지만 화웨이의 자구책에도 결국 감원이 현실화되며 무역협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본 오사카에서 만나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은 미국의 농산물 수입 확대를 약속했고 미국 역시 화웨이가 많은 미국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화웨이 제재 완화와 관련해 ‘국가 안보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품목’의 수입 면허만 재발급하겠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양측은 아직 고위급 협상의 구체적인 일정도 잡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