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수 축소·통합법인 모색…
신제품 서비스 저변확대 나서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 2017년 출시한 ‘텔레비’는 최근 실시간채널 수를 대폭 줄였다. [KT스카이라이프 제공] |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장악력이 점점 커지면서 토종 OTT 서비스의 입지가 한층 좁아지고 있다. 토종 OTT 서비스는 저마다 공룡 OTT와 맞서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며 생존 경쟁에 직면한 상태다.
17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월 넷플릭스 유료이용자는 184만명, 유료결제금액은 241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 63만명이었던 유료이용자가 1년새 무려 192% 성장한 것이다. 1인당 월평균 지불금액은 1만3130원으로 조사됐다.
유튜브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유튜브의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이용시간 비중은 85.6%에 달한다. 이달 초 발표한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서도 OTT 이용경험률은 유튜브가 압도적 1위(69%)였으며, 이용 만족률은 넷플릭스(68%)가 1위였다.
반면, 토종 OTT 서비스는 전망이 그다지 밝지 만은 않다. 대부분의 국내 OTT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50% 이하(컨슈머인사이트)인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일종의 구조조정 움직임까지 감지된다.
실제 지난 2017년 KT스카이라이프가 야심차게 출시한 ‘텔레비’의 경우 이달 들어 실시간 채널수를 대폭 축소했다. 지난해 10월 tvN, OCN 등 CJ ENM의 채널을 종료한 데 이은 것이다. ▷본지 2018년9월5일 14면 참조
종료 채널은 채널A, MBN,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과 YTN, 영화채널 등 총 7개다. ‘텔레비’는 41개 실시간 채널을 34개(선택채널 포함)로 줄이며 기본 채널 이용료(3300원)를 무료화했다. 앞서 지난 6월말부터는 텔레비 홈페이지를 통한 샤오미 미박스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이용자 시청분석 결과 실시간 채널보다는 VOD 등에 대한 수요가 더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VOD 등 OTT 전용 콘텐츠 수급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계약만료 채널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존 토종 OTT 중 가장 선전하고 있는 ‘옥수수’와 ‘푹’의 경우 오는 9월 통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통합서비스명은 ‘웨이브(WAVVE)’로 정했다. 기존 ‘옥수수’ 가입자 946만명과 ‘푹’ 가입자 400만명을 합쳐 13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게 된다. 다만, 콘텐츠 차별화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옥수수’와 ‘푹’의 통합 법인 설립도 급물살을 타고있다. 이들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 의견을 담은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받았다. 공정위는 지상파 방송사가 경쟁 OTT에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지상파 콘텐츠를 공급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CJ ENM ‘티빙’는 올해 3월 스마트TV앱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 2일부터 4K UHD 서비스를 시작하며 저변 확대에 나선 상태다. KT 올레tv모바일, LG유플러스 U+모바일TV의 경우 증강/가상현실(AR/VR) 등 5G 콘텐츠를 내세우고, 티브로드의 ‘티브로드 모바일TV’, 현대HCN ‘에브리온TV’ 역시 지속 서비스 중이지만 시장 파급력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평가다.
OTT박스 ‘뷰잉’을 제공 중인 CJ헬로의 경우 소비자대상(B2C)보다는 기업대상(B2B)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CJ헬로는 OTT박스 ‘뷰잉’의 저장장치 용량을 기존 8GB에서 16GB로 업그레이드 한 ‘뷰잉16G’를 17일 출시했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500대 한정 예약판매를 진행했다. CJ헬로 관계자는 “뷰잉은 B2B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디즈니플러스도 국내 진출을 모색하는 등 OTT 시장 경쟁은 지금보다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 OTT시장에서도 해외 사업자와의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고품질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윤희 기자/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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