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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백브리핑] 때가 때인 만큼… 정의선의 일본行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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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8일 낮 일본 도쿄에 갔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2~3달에 한 번은 해외 출장을 가 현지 시장 상황을 직접 점검합니다. 그런데 일본 출장은 잦지 않습니다. 현대차가 거의 차를 팔지 않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출장은 표면적으론 대한양궁협회장 자격으로 '2019 도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 참석하는 게 목적입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 선수단과 양궁협회 관계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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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가 반도체 핵심 부품에서 배터리, 수소차(탄소섬유) 등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는 상황인 만큼 현지 공급망 점검 등을 하지 않았겠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 수석부회장이 양궁 선수들을 격려한 건 18일 저녁입니다. 낮에는 다른 업무를 봤다는 이야기입니다.

현대차는 그동안 "일본의 수출 규제로 치명적인 타격은 없을 것이며, 부품도 대체 가능하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반도체뿐 아니라 배터리 등의 부품에도 문제가 생기면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생산에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현대차의 1·2차 협력사들이 일본으로부터 공급받는 부품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국 부품업계가 한 해에 수입하는 부품이 약 54억달러 정도인데, 그중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는 일본에서 들여옵니다. 당장 필요한 부품이라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장기적으로도 납품처를 바꾸려면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 현재 수소차 넥쏘의 수소탱크를 만드는 탄소섬유는 일본 도레이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효성의 탄소섬유를 쓸 계획이지만, 품질 개선을 하려면 올해 말까진 기다려야 합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 정 수석부회장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일본을 찾았습니다. 앞으로 몇 명의 재계 총수들이 얼마나 더 자주 일본을 찾아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윤형준 기자(b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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