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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란 "리아호 억류"·美 "이란 드론 격추"…호르무즈 '화약고'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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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드론, 미 군함에 1천야드 근접…방어 조치"

약 한 달 만에…이란의 드론 격추 도발에 반격 가한 셈

이란의 '파나마 리아호' 선박 억류 발표한 날 전격 이뤄져

이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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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군이 1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무인정찰기(드론)를 격추했다. 공교롭게도 이란 혁명수비대가 석유밀수 혐의로 외국의 유조선 1척을 호르무즈 해협에서 억류했다고 발표한 날에 이뤄진 조치였다. ‘화약고’로 불리는 걸프 해역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봉착한 형국이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 드론이 수차례의 경고를 무시하고 함정과 선원들의 안전을 위협하며 약 1000야드(914m)가량 근접한 거리에 접근해 미 군함이 방어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 수역을 항해하는 배에 대한 (이란의) 많은 도발적인 적대 행위 가운데 가장 최근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현지시간 이날 10시께 호르무즈 해협 주변 공해 상에서 미 해군의 강습 상륙함 USS 박서를 향해 드론이 위협적으로 접근해오자 방어적 차원에서 격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국제 무역과 항행의 자유를 저해하는 이란의 시도를 비판하고 우리의 국민과 시설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다른 나라들도 그들의 선박을 보호해 직선으로 항로를 통과할 것이며 미래에 우리와 함께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달 20일 미군의 드론 RQ-4 글로벌호크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며 이를 격추한 바 있다. 미국으로선 약 한 달 만에 보복을 가한 셈이 됐다. 이처럼 양국이 대리전이 아닌 상대방의 군자산에 대한 직접 공격을 주고받은 건 1988년 4월 미 구축함 1척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에 침몰하자 미군이 하루 동안 이란 해군을 대규모로 공격한 이후 31년 만이다.

미국의 이란 드론 격추가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석유 불법 환적 혐의로 외국 유조선 1척과 선원 12명을 법원 명령에 따라 억류했다고 발표한 날에 이뤄진 점도 의미심장하다. 이 유조선은 지난 14일 호르무즈 해협의 라르크섬 남쪽 해상에서 이란의 소형 선박들로부터 석유 연료를 넘겨받아 다른 외국배로 옮겨 싣던 중이었다. 파나마 선적의 리아호로 알려졌으며, 억류 당시 선박 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이란 영해로 옮겨졌다.

미국은 이란이 리아호를 나포했다고 의심했지만, 이란 외무부는 조난 신호를 받고 구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부근의 안전한 항행을 계속 방해하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행태를 강하게 규탄한다”며 즉각적인 선원·유조선 석방 및 불법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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