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2 (화)

실패로 몰아넣는 달콤한 유혹-‘이러면 망한다’ 실패 부르는 5가지 유형 유아독존·우유부단·무사안일…피해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업에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이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실패하는 사업가의 다섯 가지 유형을 통해 치명적인 실패를 피할 수 있는 반면교사의 묘를 찾아봤다.

매경이코노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 유아독존형

▶지나친 확신과 자아도취

‘유아독존형’은 지나친 확신에 빠져 내 사전에 실패란 없다고 믿는 유형이다. 1990년대 초 세계 최대 통신업체였던 모토로라를 파산에 이르게 한 ‘이리듐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모토로라의 2세대 CEO 로버트 갤빈은 지구상에 77개의 위성을 띄워 히말라야 정상에서 태평양 바다의 사람과 통화를 할 수 있는 글로벌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이리듐 프로젝트를 발족했다. 휴대폰 성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국가 간 로밍이 상용화되는 시기였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거의 벽돌 크기의 이리듐 전화 단말기는 위성과 직접 교신할 수 있는 야외에서만 통화가 가능했기 때문에 기존 휴대전화보다 효용성이 떨어졌다. 게다가 이리듐 전화가 단말기 가격만 3000달러에 통화료는 분당 3~7달러였던 반면 일반 휴대전화 요금은 빠르게 싸지면서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상실했다. 이처럼 회의적인 증거가 뚜렷했지만 로버트 갤빈 CEO는 이리듐 프로젝트를 그대로 밀어붙여 1998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해에 모토로라는 15억달러의 채무를 갚지 못해 파산하고 만다. 프로젝트 초기에 계획을 중단했다면 비교적 적은 손실로 막을 수 있었겠지만, 승승장구했던 과거의 영광에 도취돼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구글의 첫 번째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였던 ‘구글글래스’나 소니의 베타 방식 VTR 역시 소비자의 요구나 시장의 흐름을 무시한 채 밀어붙였다가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사업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고 영원히 지속 가능한 성공 아이템은 없다. 이는 벤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명심해야 할 명제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아무리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더라도 귀를 열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듣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 우유부단형

▶고민만 거듭하다 한발 늦게 시작

‘우유부단형’은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기를 꺼려하거나 남들이 성과를 내는 것을 본 후에야 뛰어드는 유형이다. 전형적인 ‘레드오션의 저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것이 안전한 창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우유부단한 자세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해도 효과적인 창업 시기와 시장 진입 시점을 놓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2015년 카카오가 국내 최초로 모바일 콜택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택시를 내놓자 후발주자들이 줄줄이 비슷한 앱을 선보였다. 하지만 차별화된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 없이 단순 모방에 그친 경쟁사 중 살아남은 곳은 한 군데도 없다. 4년이 지난 현재까지 택시 앱 시장은 카카오가 장악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도 한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두면 유사한 형태의 게임이 우후죽순으로 출시됐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도 마찬가지다. 대왕카스테라, 벌집 아이스크림, 슈니발렌, 치즈등갈비 등 반짝하고 사라진 아이템이 수없이 많다. 초기 창업자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재미를 보지만 망설이다 뒤늦게 진입한 경우 돈과 시간만 날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장조사, 사업계획서 등 기초를 잘 다지고 꼭 원하는 아이템이 생겼다면 신속하게 결단을 내리고 빠르게 행동에 옮기는 실천력이 필요하다.

매경이코노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 시시포스형

▶투입한 돈과 노력에 비해 성과 부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시포스는 악행의 대가로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올리는 형벌을 받는다. 산꼭대기에 다다르면 바위는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져 끝없이 형벌이 되풀이된다. ‘시시포스형’은 투입한 돈과 노력에 비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유형을 가리킨다.

2016년 LG전자가 야심 차게 출시한 모듈형 스마트폰 G5는 다양한 디바이스와 연결해 쓸 수 있는 ‘모듈 방식’으로 관심을 모았다. 오디오 기업 ‘뱅앤올룹슨(B&O)’과 손을 잡고 스마트폰이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오디오와 VR(가상현실)용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360도 캠을 장착하는 등 차별화와 고급화에 나섰지만, 새로운 방식에 소비자가 적응하지 못하면서 관심이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해외에서는 제록스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1960년대 애플’로 불린 제록스는 시대를 앞서간 여러 기술을 개발했지만 IT 사업에 대한 비전과 전략 부재로 레이저 프린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술 상업화에 실패했다. 1979년 제록스연구소를 방문했던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매킨토시를 비롯한 여러 사업 아이디어를 모방했다. 결국 제록스가 개발한 기술의 과실은 애플이 차지하고, 제록스는 후지필름에 인수되면서 일본 기업이 돼버렸다.

4. 무사안일형

▶아이템만 좋으면 다 잘될 거라는 믿음

‘무사안일형’은 아이템이 좋으면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유형이다. 좋은 상품이나 아이디어는 성공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고객의 욕구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좋은 상품을 갖고 있다고 안주할 것이 아니라 고객의 필요와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그에 맞게 적절히 대처해나가는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

1984년 파산 위기에 몰렸던 크라이슬러는 버스보다는 작고 일반 자동차보다는 넓은 ‘미니밴’이라는 분야를 개척하며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모든 공장 역량을 미니밴에 집중하면서 시장 관심이 SUV로 옮겨갔을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결국 크라이슬러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그룹에 인수됐다 버림받고 다시 피아트그룹에 팔리는 등 쇠락의 길을 걸었다.

‘오바마폰’으로 불리는 블랙베리폰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블랙베리폰은 키보드 자판 배열을 그대로 옮긴 ‘쿼티키보드’와 편리한 이메일 기능으로 아이폰 이전 최고의 스마트폰이었다. 아이폰 등장 이후에도 창업자들은 “쓰기 어려운 터치스크린 방식의 아이폰은 블랙베리에 비하면 장난감”이라며 무시했다. 그러나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한 블랙베리폰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고, 북미 시장점유율은 2009년 51%에서 4년 만에 2.9%로 쪼그라들면서 현재는 이름만 남아 있는 상태다.

김유진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너무 긍정적인 전망만을 믿고 사업하는 경우 문제가 크다. 모든 기업은 끊임없이 크고 작은 문제에 직면하고 이를 해결해나가면서 성장하기 마련인데 최고의 상태를 가정하는 ‘베스트 케이스 시나리오’만을 생각하며 사업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작은 문제가 터져도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휘청댈 수 있다”고 지적했다.

5. 돈키호테형

▶계획 없이 엉뚱한 목표를 향해 매진

‘돈키호테형’은 명확한 비전이나 장기계획 없는 주먹구구식 경영을 가리킨다. 사업은 전쟁이다. 구체적이고 치밀한 사업계획 없이 창업에 도전하는 것은 눈을 가리고 적진 한가운데로 돌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교촌치킨, 미스터피자 등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잇따라 터진 갑질 논란은 체계적인 시스템 없이 기업이 급성장하면서 오너 리스크가 불거진 대표적인 사례다. 프랜차이즈 산업 초기에는 괜찮은 아이템 하나만 있으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도 성공할 수 있었지만,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단순히 돈만 추구하는 경영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사업 초기부터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는 것이 ‘롱런’의 비결이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사업에는 왕도가 없다. 어떻게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계속 찾게 만들 것인가가 경영의 핵심이다. 왕도를 걷지 않고 묘수나 편법 같은 것을 찾느라 헛된 노력을 하는 기업은 잠깐 성공하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보이더라도 결국에는 어려워진다”며 “사업은 끊임없는 고객 탐색의 연속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7호 (2019.07.17~2019.07.23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