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기증된 '경포대도'와 '총석정도'는 현재 전하는 강원도 명승지를 그린 가장 오래된 그림이다. 특히 16세기 감상용 실경산수화 제작 양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현존작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
|
실경산수화의 전통이 정선(1676~1759) 이전부터 확립돼 있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작품을 실제로 접한 원로 미술사학자 안휘준 교수(전 문화재위원장)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16세기의 대표적인 실경산수화로 이러한 작품은 한 번 보는 인연도 맺기 힘든 그림"이라고 평했다.
기증받은 두 작품은 강원도 총석정과 경포도를 각각 단독으로 그린 실경산수화다. 특히 '총석정도'는 그림 상부에 발문이 있어 이 작품이 제작된 내력을 알 수 있다. 그림의 발문에는 인물로 덕원과 홍연이 등장한다. 아직 신원을 밝히지 못한 상산일로가 쓴 글에 따르면 1577년 봄에 홍연과 함께 금강산(풍악산)과 관동 지역을 유람하고 유산록을 작성했으며 시간이 흐른 뒤 그중 몇몇 명승지를 그려 병풍을 만들었다.
관동팔경 중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총석정은 북한지역인 강원도 통천에 위치한 명소로 이 그림을 보면 총석정을 가지 않고도 실경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작품이다.
'경포대도'는 아래쪽에 위치한 '죽도' '강문교'로 시작해 경포호를 넘어 위쪽에 위치한 경포대와 오대산 일대를 올려보는 구도다. 이 두 작품은 본격적인 순수 감상용 16세기 실경산수화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한국 실경산수화 이해의 폭과 수준을 높인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본 교토에 전해지던 위 두 작품을 조사하고 외부 자문위원의 검토를 받아 기증 대상품을 선정했다. 그리고 (사)국립중앙박물관회는 구입과 운송 업무를 담당해 기증품이 국내로 돌아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될 수 있도록 협조했다.
이 기부금으로 박물관이 필요한 작품을 구입해 기증하는 방식은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배기동 관장은 "앞으로 다각적인 기증 방식 등 수집 정책의 다변화를 통해 박물관 콜렉션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이고, 박물관 본연의 역할인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경포대도'와 '총석정도'를 오는 22일 언론에 처음 공개하며 다음날인 23일부터 9월 22일까지 '우리 강산을 그리다:화가의 시선-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전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아울러 특별전과 연계해 '조선 전기 실경산수화의 전통과 관동명승도'란 주제로 특별강연이 오는 31일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89hklee@newspim.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