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방 사체를 모신 전등갓
명부전 한 채구나
불빛 향해 안간힘 쓰다
하루의 비행을 접은 자리도 불빛 속이구나
형광등 켤 때마다 눈을 뜨고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검은 목숨들
고요한 방에 반듯이 누워
점점이
얼룩지면서
목젖이 뜨거워지는 때 있다
-‘울컥’(역락)에서
◆함순례 시인 약력
△1993년 ‘시와 사회’로 등단 △시집 ‘뜨거운 발’ ‘혹시나’ ‘나는 당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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