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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너무나 사실적 영상이라 표정 전달엔 한계… 추억 살리는 이야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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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saturday's pick]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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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ㅣ라이온 킹

화면은 첨단인데 이야기는 구식이다. 지난 17일 개봉한 '라이온 킹'(감독 존 패브로)은 좋든 싫든 올여름 가장 강력한 영화로 떠오를 작품이다. 개봉 첫날 동원한 국내 관객만 30만4820명으로 현재 예매율 1위. 1994년 역사적 흥행 성적을 올린 동명(同名) 원작 애니메이션을 실사 화면으로 바꿨다.

영상만큼은 말 그대로 압도적이다. 실사 영화 기법과 최첨단 포토리얼 CGI(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를 더해, 동물들의 솜털 한 올 한 올까지 생생하게 살렸다. 심바·날라·무파사·스카 같은 사자들의 움직임과 표정은 모두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것이지만, 최첨단 VR 스튜디오에서 햇빛과 강물 흐름까지 지휘해 완성한 화면은 날것의 풍경을 그대로 옮긴 듯한 영상 충격을 일으킨다. 이 실제보다 사실처럼 생동하는 영상이 '라이온 킹'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처럼 사실적인 화면 때문에 캐릭터의 귀여운 매력이 살짝 반감됐다고 느낄 수 있다. '진짜 동물'인데 인간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어색하다는 것, 동물의 사실적 표정으로 이야기 속 인간적 감정의 파고를 표현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왕위를 계승하고 대를 잇는 정글의 '로열 패밀리'를 위한 구식 서사(敍事)가 실사 화면과 결합하면서 원작 애니메이션이나 뮤지컬보다 더 올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원작을 사랑하는 이들은 또 볼 것이며, 아이들과 이 작품을 다시 보려는 이도 여전히 많을 것이기에, '라이온 킹'을 향한 관심은 쉽게 식지는 않을 듯하다. 3D 아이맥스, 4DX로 볼 수 있는 극장은 이미 좌석을 구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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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ㅣ롤링선더레뷰

영화감독 마틴 스코세이지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뮤지션 밥 딜런의 젊은 시절을 소재로 만든 다큐멘터리. 두 예술가의 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제목은 1975년 밥 딜런이 직접 기획한 전설적 전국 투어 ‘롤링선더레뷰’를 그대로 가져왔다. 밥 딜런은 존 바에즈, 조니 미첼, 앨런 긴즈버그 등 예술가들과 전국을 돌며 공연을 59회 펼친다. 베트남 전쟁과 워터게이트 사건이라는 혼돈의 계절. 스코세이지는 당시 기록 영상과 투어에 참여했던 이들의 현재 인터뷰를 교차 편집한다. 한 뮤지션이 시대를 온몸으로 겪으며 위대한 예술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명징하게 직조한다. 그때의 미국과 지금 미국이 겪는 혼돈을 나란히 보여주려는 의도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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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맘마미아

다 아는 멜로디지만 어깨가 들썩이고, 뻔한 줄거리지만 코끝이 찡하다. 지난 14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맘마미아!’는 탄생 20주년, 국내 초연 15주년을 맞은 대표 장수 뮤지컬. 그리스 지중해의 외딴 섬을 배경으로 한때 아마추어 가수였지만 지금은 작은 모텔의 여주인이 된 도나와 그의 스무 살 딸 소피가 주인공이다. 세계적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을 따라 이들이 마음 한쪽에 묻어두었던 옛 시절 사랑과 꿈이 무대 위로 소환되고, 소피의 친아빠가 누굴까 궁금해하던 관객들도 어느덧 자신의 흘러간 시간을 들추게 된다. 그것이 이 오래된 뮤지컬이 갖는 힘이다. 9월 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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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페스티벌ㅣ워터밤

후텁지근한 날씨에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는 물총 싸움에 참전해보자. 20일부터 이틀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워터밤’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예매할 때 옐로우팀과 그린팀으로 나뉜 관객들이 서로에게 물총을 겨눈다. 행사장에 특별히 마련된 미니 풀장에서 물놀이도 할 수 있다.

시원한 페스티벌에 흥겨운 음악도 빠지지 않는다. 박재범, 지코, 사이먼 도미닉, 그레이 등 내로라하는 국내 힙합 뮤지션들이 무대에 오르고 현아, 청하 같은 아이돌이 분위기를 달굴 예정이다. 무대를 비롯한 행사장 곳곳에서 물폭탄이 떨어질 수 있으니 수영복이나 빨리 마르는 의상을 꼭 준비하시길. 20~21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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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석가산의 액션 뮤직展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을 기리는 전시 ‘석가산의 액션 뮤직’이 서울 창신동 백남준기념관에서 내년 2월 29일까지 열린다. 백남준이 어릴 적 살던 옛 창신동 집에 얽힌 아카이브 전시 ‘석가산’과 지역 주민·예술가가 참여한 워크숍 결과물 전시 ‘액션 뮤직’으로 구성된다. 백남준 가족이 재현한 모눈종이 드로잉, 백남준이 오랜 친구인 수필가 이경희에게 선물한 73개의 콜라주 묶음, 백남준 전문 전자기술자 이정성의 ‘텔레비전 아트’ 등이 준비돼 있다. 인간 백남준을 기억하는 모든 사람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려는 시도다.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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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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