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보복]
고노, 연일 한국에 강경 발언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에 나선 지난 4일 이후 강 장관이 이 문제를 공개 언급한 것은 몇 차례 국회에 출석해 답변한 게 전부다. 강 장관은 한·일이 날 선 공방을 주고받던 지난 10~16일 아프리카 출장을 다녀왔다. 귀국 후 공개 일정은 17일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접견한 게 유일하다. 일본이 '제3국 중재위' 구성 시한으로 통보한 18일에는 공식 일정이 없었다.
고노 외무상이 남관표 주일 대사를 초치하고 우리 정부를 향해 경고성 담화를 발표한 19일에도 강 장관은 외교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이날 '고노 담화'에 맞서 "국제법을 위반한 건 일본"이라며 정면 대응한 인물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었다. 앞서 '미국의 지지 확보'라는 임무를 띠고 워싱턴 긴급 출장(11~14일)을 다녀온 것도 김 차장이다.
강 장관의 일을 김 차장이 대신하는 경우가 되풀이되자 외교부 내에서조차 "강 장관과 김 차장 중 누가 우리 장관인지 모르겠다" "고노의 카운터파트가 김현종 차장 같다"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외교가에선 "차기 외교장관을 희망하는 김 차장이 월권(越權)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그는 외교부 직원들의 업무 처리를 비판하거나 직접 지시를 내려 종종 강 장관과 갈등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적 대응은 당연히 강 장관이 총괄한다"며 "(한·일 갈등이) 범정부적 사안이 된 만큼 부처별로 역할 분담을 한 것"이라고 했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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