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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트럼프 “문 대통령이 한·일갈등 관여 물어”…靑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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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사실은 한국 대통령이 (한·일 갈등에) 내가 관여할 수 있을지 물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한·일 양쪽에서 요청이 있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한·일 갈등에 우려하면서도 어느 한쪽을 당장 편들기 어려운 미국의 입장을 반영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는 백악관 행사에서취 재진과 만나 한일 갈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 진행 중인 일본과 한국 사이의 갈등이 있다”며 “사실은 한국 대통령이 (한·일 갈등에) 내가 관여할 수 있을지 물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얼마나 많은 사안을 관여해야 하느냐, (문 대통령을) 도와서 북한(문제)에 관여하고 있다, 아주 많은 일들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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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그(문 대통령)는 여러 마찰이, 특히 무역과 관련해 진행 중이라고 했다”며 “일본은 한국이 원하는 뭔가를 가지고 있고 그는 내게 관여를 요청했다. 아마도 (한일 정상) 둘다 원하면 나는 (관여)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 사이에 관여하는 것은 풀타임 직업 같은 (힘든) 일”이라며 “그러나 나는 두 정상을 좋아한다. 문 대통령을 좋아하고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해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는 여러분이 알지 않느냐. 그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면 나는 거기 있을 것이다. 바라건대 그들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들은 갈등이 있다. 의문의 여지가 없다. 무역갈등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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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청와대는 20일 “지난달 30일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일 갈등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문 대통령은 갈등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언급을 했던 것”이라며 ‘당시 일본 언론은 경제 보복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로 빚어진 한·일 갈등 사태에 대해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번 발언은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의 신중한 접근과 맥락을 같이 한다. 한·일 갈등이 더 이상 악화를 원치않는다는 점과 필요시 미국이 개입할 여지도 열어 놓으면서도 ‘두 나라가 원할 경우’라는 조건을 단 것은 당장 개입하지는 않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한·일 사이의 갈등이 아직 본격적인 쌍방간의 ‘기업 피해’로 발전하지 않은데다, 최근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일견 모순될 수 있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는 나서지 않더라도 미국이 한·일 갈등에 대해 물밑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다음주에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과 일본을 연쇄 방문할 예정이어서 한·일 갈등과 관련한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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