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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다나베 세이코식 70대 부부의 이별을 준비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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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남아 있는 날들의 일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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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조제와 호랑이 물고기들'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다나베 세이코의 새로운 작품은 이제 만나볼 수 없다. 그는 지난달 91세로 생애를 마감했다.

이 책은 공교롭게도 작가가 인생 최고의 친구였던 남편과의 사별을 앞두고 기록을 시작한 일기문이다.

저자는 그의 나이 일흔넷 되던 해의 여름부터 다음해 봄까지 9개월간 남편과의 일상들을 기록했다. 내용은 예상외로 애처롭거나 비극적이지 않다. 연륜과 경험 없이는 발현되지 않는 소소한 유머도 일기 곳곳에 배치됐다.

저자는 너무 태연해 보일 정도로 평소처럼 바쁘게 산다. 누워있는 남편에게 짓궂은 장난을 걸기도 하고, 약속된 집필과 강연, 주방 출장도 수시로 떠난다. 심신이 지쳐 쓰러질 것 같으면 아픈 남편을 뒤로하고 잠깐의 여행도 다녀온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으로 알려진 작가 오가와 요코는 이 책을 '최고 수준의 간호문학'이라고 찬사하기도 했다.

'또 다른 형태의 간호'를 보여줬다는 이유에서다. 저자는 집안의 경제활동을 책임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능동적 유형의 간호를 택한다. 그 역시 나약한 70대의 노인이었다.

책의 문장들에선 저자의 특유 문체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슬픔 속에서도 위트가, 잔소리 속에서도 애정이, 웃음 속에서도 애잔함이 있다.

◇남아 있는 날들의 일기 / 다나베 세이코 지음 / 조찬희 옮김 / 바다출판사 펴냄 / 1만3800원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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