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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사설] 국회, 이번엔 ‘이해충돌방지법’ 꼭 입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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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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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가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을 입법예고한 데 대해, 여야 정치권은 20일 한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환영의 강도가 조금씩 다른데다, 입으로는 ‘환영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법안 통과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작지 않다. 올해 정기국회에 정부안이 제출되면 국회는 과거처럼 심의를 질질 끌다가 유야무야하지 말고, 반드시 연내에 입법을 끝내야 할 것이다.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규정은 2012년 권익위가 국회에 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위헌 가능성’을 이유로 국회의원들이 이해충돌 방지 규정만 뺀 채 김영란법을 입법해 버렸다. 그 뒤로도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담은 김영란법 개정안이나 별도 법안이 국회에 여러 차례 제출됐지만, 상임위를 거쳐 국회 본회의 표결까지 간 사례는 없다.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발목을 잡을지 모를 ‘이해충돌방지법’에 소극적이라는 거센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매입 논란에서 보듯, 더이상 국회가 공직자 이해충돌 문제를 회피하고 넘어가기는 힘들어졌다. 여야 정당 모두 이 법안의 입법예고를 환영한 건 이런 여론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권익위가 이 법의 적용 대상에 차관급 이상 공무원과 지방자치단체장, 공공기관의 장뿐 아니라 국회의원을 포함시킨 것도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입법예고된 법률안은 공직자가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을 활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제3자가 이용하도록 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반쪽짜리 김영란법은 비로소 제 모양을 갖추고, 우리 사회의 투명성은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입법 과정에서 숱한 비공개 정보를 접하는 국회의원들이 또다시 이해충돌방지법을 무력화하려 든다면 국민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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