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19일 이란 혁명수비대는 '불법 항해'를 이유로 영국 유조선 스테나임페로호를 나포해 억류 중이며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당국에 인도했다고 이날 파스FARS통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이번 억류는 앞서 지난 4일 영국 왕립 해병대가 영국령 지브롤터 해협에서 '유럽연합(EU) 제재 위반 혐의'를 이유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억류한 데 따른 이란 측 보복이다.
20일 헌트 장관은 자리프 장관과 통화하면서 "일주일 전에 통화할 때 이란이 긴장 완화를 원한다고 했는데 정반대로 행동한 것에 대해 극히 실망했다"는 항의 의사 표시와 더불어 억류된 영국 유조선 석방을 요구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회의 참석 직후 '비동맹연합(MNOAL·강대국 일방주의 반대 국가 모임) 연례 행사' 참석차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를 방문 중인 자리프 장관은 20일 헌트 장관과 통화한 후 "영국은 미국의 경제 테러 액세서리가 되는 것을 그만두라"고 트위터를 통해 맞받아쳤다. 이어 그는 "지난 4일 영국이 자국령 지브롤터해협에서 이란 유조선을 억류한 것은 해적 행위였지만, 19일 이란의 영국 유조선 억류는 국제 항해규칙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란은 뉴욕 회의 때 페르시아 걸프만과 호르무즈해협 안전을 보장한다고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19일 유조선 억류 이후 영국은 이란 핵협정(JCPOA)에 따라 2016년 해제했던 이란 자산에 대한 동결 조치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유럽연합(EU)과 유엔에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외무부는 유엔에 '우리는 이란과 대립하는 것을 원치 않지만 현재 긴장 상태는 극도로 심각하다'는 내용으로 서한을 보냈다. 미국도 이란 견제에 나서면서 국방부가 '중동지역 안보'를 이유로 19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병력 추가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이란 일대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영국 항공사인 브리티시에어웨이와 독일 루프트한자가 "안전상 이유로 이집트 카이로행 운항을 1주일간 중단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앞서 19일 미·영 정부가 "이집트행 비행기에 대한 반(反)정부 단체들의 테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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