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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케이블TV 딜라이브, 발등의 불 껐지만… 매각까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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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4천억 채무연장 성공했지만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발목 잡혀
유력 인수후보 KT와 협상 부진
다른 사업자에 매각 뜻 내비췄지만 1兆~2兆대 매각가 조율도 관건


유료방송시장에서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의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CJ헬로나 티브로드보다 M&A시장에 먼저 등장했지만 마땅한 파트너를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딜라이브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KT마저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라 제대로된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1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채권단은 대출금 만기 연장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1조4000억원에 이르는 대출금에 대해 만기 연장이 확정되면 채무불이행이라는 발등의 불은 끌 수 있게 된다.

채권단이 채무연장에 힘을 실어주는 데는 딜라이브 매각에 대한 불씨가 아직 살아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사라지면 유력 인수 후보인 KT와 다시금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봐서다. 실제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합산규제가 사라지면 M&A가 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현재 KT 외에 M&A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사업자는 없으나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일몰 1년이 지난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현재까지도 국회에서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국회가 내달 중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공언했지만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유료방송시장에서는 여전히 합산규제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비록 합산규제가 일몰이 됐다고 해도 국회에서 재도입 여부 논의가 지속되면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합산규제가 유지되고 있는 효과를 내고 있다"며 "경쟁사와 달리 합산규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KT가 쉽사리 M&A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을 유지하고 정부의 사후규제안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지만, 딜라이브 M&A에는 넘어야할 산이 또 존재한다. 바로 가격이다. 불과 몇년 전만해도 딜라이브의 몸값은 시장에서 1조원에서 2조원 정도로 평가됐다. 사모펀드인 MBK 등의 투자금 회수 바람이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 강남을 지역권으로 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유료방송시장 1위 사업자인 CJ헬로가 SK텔레콤에 팔릴 당시 가격이 1조원 수준이었고, 이번에 LG유플러스에 50%+1주를 팔 때는 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딜라이브가 원하는 가격과는 상당한 괴리감이 존재할 수 있는 셈이다.

유료방송업계 다른 관계자는 "딜라이브의 가격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제로 원하는 가격은 과거와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유력 인수 후보인 KT와의 가격 협상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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