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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교육단체·자학연 모두 배수진… 찬반 여론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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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운명’ 이번주 판가름 / 교육부 25일 지정위 열어 검토 / 상산고·동산고 등 심의 예정 / 서울교육청 22일부터 3일간 청문 / 26일 교육부에 동의 요청서 전달 / 자학연, 서울교육청서 집회 계획 / 폐지측 지정취소 동의 촉구 회견

세계일보

“특권-귀족학교 자사고 폐지!” VS “자사고 지켜줘! 교육감 물러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여부를 두고 교육계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반쪽으로 갈려 갈등이 깊어가고 있다. 한국 사회 판도라의 상자인 ‘입시’를 두고 벌이는 이념적 공방이어서 당국의 정책적 판단을 계기로 혼란이 정리되는 게 아니라 되레 커지는 양상이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25일 특수목적고 등 지정위원회를 열고 상산고에 대한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의 타당성을 검토한다. 경기 안산 동산고와 자발적으로 취소 의사를 밝힌 군산 중앙고에 대해서도 함께 심의한다. 지정위원회는 교육부 장관의 동의 여부 결정을 위해 교육청이 제출한 서류 등을 검토한다. 위원들은 교육부 장관이 위촉하거나 지명한 인사로 꾸려졌다. 지정위원회에서 나온 결론을 토대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동의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교육부는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2~24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서울 자사고 지정취소 관련 청문을 개최한다. 22일 경희고·배재고·세화고, 23일 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 24일 중앙고·한대부고 순이다. 청문이 종료되면 서울시교육청은 26일쯤 교육부에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 요청서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가 신속 결정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만큼 이르면 8월 첫째주 서울시교육청 결정에 대한 동의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지정취소에 동의한 자사고는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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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사립고의 일반고 전환을 반대하는 자사고 재학생과 학부모 5000여명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1회 서울 자사고 가족문화 대축제’를 열어 자사고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교육 당국의 최종 결정이 임박하면서 양측 모두 배수진을 친 자세로 맞서고 있다. 서울지역 8개 자사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사고 가족문화 대축제를 열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자사고 지켜줘’, ‘학교는 우리 것’, ‘교육감 물러나’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청문이 진행되는 22일부터 사흘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매일 집회를 열 방침이다.

이에 맞서 전교조 서울지부 등 32개 단체가 속한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며, 서울시교육청이 청문에서 자사고 재지정취소 결과를 번복할 경우 또 다른 파국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북지역 31개 시민·교육단체 등으로 구성된 ‘상산고 자사고 폐지―일반고 전환 전북도민 대책위원회(일반고전환대책위)’는 2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에 동의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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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8개 자율형사립고에 대한 교육청의 청문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서울 자사고 학부모 연합회 집 회에서 참석자들이 자사고 지정 취소 등의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재문기자


앞서 지난주에도 양측의 장외 공방은 치열했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의 주도로 여야 국회의원 151명은 지난 18일 ‘상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부동의 요구서’를 유 부총리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일반고전환대책위는 19일 “민생은 내팽개친 채 상산고 나팔수로 나선 국회의원들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반박했다.

서울 자사고 문제를 두고는 지난주 이언주 의원(무소속)과 서울교육청 간 거친 설전이 오갔다. 이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자사고 폐지’ 제안을 두고 “꼴통 사회주의자에 폭력적인 파시스트”라고 비난하자 서울시교육청은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이 의원은) 평소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와 생각을 펼친 적이 있는가”라며 “교육을 사사로운 이해를 위한 정치적 도구로 삼지 말라”고 되받아쳤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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