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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역사적 교훈이 잊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나치 잊지 않는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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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암살 미수’ 희생자들 추모 / 메르켈, 행사 참석… “극단주의와 싸워라”

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나치에 저항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시민들에게 극우 극단주의와 맞서 싸울 것을 촉구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75년 전 아돌프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은 우리가 극우 극단주의, 반유대주의, 인종주의와 결연히 싸워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한다”며 “우리가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기억을 보존하고 이어가야 한다”며 “역사적 교훈이 잊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 아돌프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추모식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4년 히틀러를 폭탄으로 암살하려다 실패한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과 약 200명의 공범자가 처형된 베를린의 ‘벤들러블록’에서 열렸다. 당시 36세였던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동프러시아의 깊은 숲에 있는 나치 최고 지휘소에서 히틀러 암살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가 폭탄을 숨겨둔 서류가방을 누군가가 옮겨두는 바람에 히틀러는 가벼운 상처만 입고 암살 모의는 실패로 돌아갔다.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은 2008년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작전명 발키리’를 통해 다뤄지면서 널리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주간 팟캐스트에 나와서도 “이날은 우리에게 (75년 전) 7월20일 행동에 나섰던 이들뿐 아니라 나치 독재에 저항한 모든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며 “마찬가지로 우리는 극우 극단주의 등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모든 경향에 맞서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반이민·민족주의 성향의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이 제1야당으로 떠오르고, 지난달 독일 중부도시 카셀에서 난민 포용 정책을 옹호하는 정치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상황에서 나왔다. 검찰은 정치인 살해에 신나치 극단주의 세력이 연계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부는 독일 내에 2만4000명의 극우 극단주의자가 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폭력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카셀에서는 극우주의자 500명이 집회신고를 하자 8000명의 시민이 ‘맞불 집회’를 열고 극우주의와 신나치주의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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