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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중국 러스트벨트’ 동북 3성, IT 기업들이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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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등 적극 투자 계획

스마트 도시로 탈바꿈 박차

시진핑 ‘동북진흥계획’ 일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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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그룹의 투자는 반드시 산하이관(山海關)을 넘겠습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중국 하얼빈에서 헤이룽장(黑龍江)성 정부와 ‘디지털 룽장’ 공동 건설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은 후 이같이 말했다. 마 회장은 “스마트 농업, 스마트 시티, 금융, 모바일 결제, 클라우드 분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청년 창업을 유도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했다.

마윈 회장이 말한 산하이관은 허베이(河北)성 동쪽 끝에 위치한 군사·교통 요충지로 만리장성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산하이관의 동쪽은 지린(吉林), 랴오닝(遼寧), 헤이룽장 등 동북 3성이다. 동북 경제 문제를 말할 때마다 자주 써온 표현이 “투자는 산하이관을 넘지 않는다”는 말이다. 투자 외에도 관광, 교육을 넣어 동북 3성의 낙후 문제를 묘사해왔다. 이 말을 뒤집어 “알리바바 투자는 ‘반드시’ 산하이관을 넘겠다”고 한 마 회장은 “첫 전투는 최동북(헤이룽장성)이다. 헤이룽장과의 프로젝트는 조만간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알리바바그룹은 농산품 유통기반 확대, 판로 개척을 시작으로 농업 스마트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북 3성은 석탄·석유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중국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자원이 고갈되면서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장지대)’가 됐다. 최근 동북 3성에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연이어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동북진흥계획과 맞물려 노후한 산업지역을 스마트 첨단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 창업해 몸집을 키운 완다(萬達)그룹은 동북지역의 ‘큰손’으로 꼽힌다. 신경보·신화통신에 따르면 완다그룹은 지난 5월 랴오닝 성도인 선양(瀋陽)시 정부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기존에 투자한 250억위안(약 4조2720억원) 외에 800억위안(약 13조6704억원)을 더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 일류의 문화관광 프로젝트를 추진해 국제병원, 국제학교는 물론 복합쇼핑몰 완다광장을 5군데 건설하겠다고 했다.

선양시는 헝다(恒大)그룹과도 1200억위안(약 20조5056억원)의 신에너지 차량, 신에너지 전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텅쉰(텐센트)과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그룹은 지린성과 손잡고 물류 현대화, 데이터 서비스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랴오닝성에는 3년 내에 전자상거래 영업 및 결제 센터를 건설할 예정이다.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는 동북진흥계획과 맞물린다.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동북진흥 좌담회에서 “동북지역은 중국의 중요한 공업 및 농업 기지이자 국방·식량·에너지, 산업 안보에 있어 중요한 전략적 위치에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이 신시대 동북진흥을 강조하면서 지방정부가 IT 기업체와 손잡고 혁신도시 건설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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