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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트럼프 “양쪽 모두 원한다면 한·일 갈등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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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요청 … 매우 힘든 일”

볼턴, 일본 거쳐 내일 한국 방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6월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근의 한·일 간 갈등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한 바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이 한·일 갈등에 개입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공개하며 “그럴 수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다. 고민정 대변인은 공식 입장문에서 “당시 일본 언론은 경제보복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아폴로 11호 달착륙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현재 한·일 간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사실 한국 대통령이 나에게 개입할 수 있을지(if I could get involved) 물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이 (수입하길) 원하는 것들을 일본이 갖고 있다면서 나에게 개입해 달라고 했다. 양쪽이 다 내가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면 아마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청은 문 대통령이 했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같은 생각이면’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갈등 국면에서 개입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라건대 그들끼리 문제를 잘 풀 수 있으면 좋겠다”는 원론적 언급으로 마무리했다.

볼턴, 정의용과 한·일분쟁 논의 전망…동북아 안보 부정적 영향 언급할 듯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문 대통령의 요청에 “내가 얼마나 많은 일에 관여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고도 소개했다. “알다시피 나는 아주 많은 다른 일에 개입해 있고, 북한 문제에서도 돕고 있다”면서다. 그러면서 “한·일 사이에 개입하는 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힘든 일(full time job)”이라며 불편함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적극적 개입 의지로 보긴 어렵지만 미국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일본과 한국을 연쇄 방문하기 위해 20일(현지시간) 출국한 데도 이런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도 동행했다고 한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한·일 갈등과 관련해) 미국이 더 이상 방관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볼턴 보좌관이 전달할 메시지는 현재 분쟁이 동북아에서 미국의 안보 이익에 직접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내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서울에서 볼턴 보좌관과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 동맹 강화 방안 등 양국 간 주요 현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를 특정해 언급하진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23~24일 서울에 머물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정 장관을 만나서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연합 호위 구상과 관련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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