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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유승민 '데드라인' 제시…압박 받는 孫 '폭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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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파 반대파 갈등, 진실공방 양상까지

孫 측 "劉 혁신위원 만나 孫 퇴진 안건 요구" vs "사실무근"

혁신위원 주대환 위원장으로 밝혀져, '역공' 모양새

임재훈 "거짓말 계속하면 2, 3차 폭로" 예고

혁신위 정상화·단식농성 압박받는 孫…폭로 배경?

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를 둘러싼 당권파와 반대파의 갈등이 '진실공방'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당권파 측이 바른정당계 좌장인 유승민 의원이 한 혁신위원을 만나 손학규 대표 퇴진 안건 선정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유 의원이 만난 혁신위원이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으로 밝혀지면서 당권파의 폭로는 역공을 맞는 양상이다. 위원장이 당내 주요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것이 문제가 되느냐는 반박이다. 유 의원은 안건 요구도 사실무근이라고 못박았다.

일각에서는 손학규 대표가 코너에 몰린 상황이 이러한 폭로전을 부른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권성주 혁신위원의 단식은 이날 열흘째를 기록하며 손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유 의원은 22일에는 혁신위 정상화에 대한 결론을 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劉 혁신위원 만나 孫 퇴진 안건 요구" vs "주대환 만나, 요구한 적도 없어"

당권파인 바른미래당 임재훈 사무총장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가 가동 중이던 7월7일 저녁 무렵에 서울 서초구 모 식당에서 유승민 전 대표와 현역 의원 두분이 혁신위원 한명과 만났다"며 "그 자리에서 유 의원이 혁신위원에게 손 대표 퇴진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달라고 한 내용이 접수됐다"라고 말했다.

임 사무총장은 이어 "유 의원이 손 대표 퇴진을 최우선 사항으로 요구했다면 혁신위 독립성을 크게 훼손하고 오염시킨 사건"이라며 "유 의원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보자가 누군지, 어느 위원이 그 자리에 참석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사퇴한 혁신위원 중 한명인가"라는 질문에 "주대환 위원장이 사퇴했고, 김지환·조용술·김소연 등 총 4명이 사퇴했는데, 거기까지만 하겠다"라고 언급했다. 사퇴 위원 중 한명이라고 시사한 셈이다.

임 사무총장의 기자회견 후 유승민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즉각 반박했다.

그는 "7월7일 저녁에 주대환 혁신위원장 및 국회의원 두분을 만난 자리에서 바른미래당의 혁신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며 "그러나 저는 주 위원장에게 당대표의 퇴진을 혁신위 안건으로 요구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7월19일 단식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을 만난 자리를 제외하고는 주 위원장 외에 혁신위원 누구도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도 분명히 밝힌다"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지난 19일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권 위원을 찾아가 격려한 바 있다.

유 의원이 만난 혁신위원이 주 위원장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당권파의 폭로는 역공을 맞는 양상이다.

바른정당계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혁신위원장이 당내 주요 인사들을 만나서 의견을 나누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혁신위원장이 손학규 대표나 박주선 의원(호남계)를 만난 것은 문제가 안되고, 유 의원을 만난건 문제가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혁신위 이기인 대변인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치 당내 주요 인사가 젊은 혁신위원을 만나 손 대표의 사퇴를 종용한 것처럼 묘사한 것은 악의적인 언론플레이"라며 "임 사무총장이 헛다리를 짚어도 제대로 짚었다. 거짓 기자회견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당시 자리에서 논의는 혁신위원 구성이나 보수통합 등 원론적인 주제에서 그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대환 혁신위원장이 특정 혁신위원을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고, 유 의원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는 것이다. 또 주 위원장은 보수통합에 대해 다루겠다 했지만, 유 의원은 혁신위에서 다룰 안건이 아니라고 언급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임 사무총장은 유 의원의 반박에 '거짓'이라고 맞섰다. 그는 통화에서 "시원하게 '나 퇴진 요구했다' 인정하면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며 "제보를 광범위하게 받았고, 계속 거짓말을 하면 2, 3차 폭로가 있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같은 진실공방을 멈추기 위해선 당사자인 주 위원장이 답변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는 이날 휴대폰을 꺼놓고 연락을 받지 않았다.

◇혁신위 정상화·단식 11일째 압박받는 孫…폭로 배경?

당권파 측의 폭로 배경에는 압박을 받는 손 대표의 상황도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혁신위 정상화를 내건 권성주 혁신위원의 단식이 22일 11일째를 맞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내걸며 10일 단식을 한 손 대표의 기록을 넘는 것이다. 권 혁신위원의 건강과 관련, 우려 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19일 권 위원을 찾은 유 의원은 이날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약 1시간가량 혁신위와 관련한 대책 회의를 가졌다. 이를 통해 오는 22일까지는 혁신위 정상화와 관련한 문제를 결론내야 한다고 '데드라인'을 정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잡혀있는만큼, 그때까지 해결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바른정당계에선 손 대표가 혁신위 정상화나 혁신위 안건 상정(혁신위 1호 지도부 재신임 안)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보고 있다. 당규상 혁신위에서 의결된 안은 최고위원회에 상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권파는 위원장과 위원 3명 사퇴로 혁신위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고, 차기 위원장 선임마저 난항을 겪는 있어 안건 상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는 "위원장이 사퇴한 상황에서 최고위 안건 상정은 어렵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권파 측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혁신위 안건 상정 계획은 없다고 밝혀, 내홍이 극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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