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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800조원 블루골드’ 세계 물시장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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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물산업클러스터 가보니

정수·폐수처리 실증플랜트 설치

환경공단, 기업에 실험장 제공

중앙일보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실증 플랜트. 24시간 연속 수돗물 생산과 오·폐수 처리, 물 재이용 실험이 가능한 시설로 하루 1000~2000㎥의 물을 처리할 수 있다. [사진 한국환경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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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실증플랜트. 20m 높이의 건물 안에서는 복잡하게 얽힌 수도관을 따라 물이 흐르고 있었고, 각종 여과장치는 큰 기계음을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낙동강 물을 가져와서 깨끗한 물로 바꾸는 정수 실증플래트가, 다른 한쪽에서는 인근 대구국가산업단지에서 나오는 폐수를 처리하는 폐수 실증 플랜트가 나란히 설치돼 있었다.

이치우 한국환경공단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단 기업홍보부장은 “이곳에는 가장 고도화된 기술을 적용한 정수시설과 하수·폐수·재이용 처리시설이 가동되고 있어서 물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가져와서 검증해 볼 수 있다”며 “물 산업 전 분야에 걸쳐 테스트 베드(Test Bed)를 한곳에 설치한 건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9월 정식 개소를 앞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물 산업과 관련된 기업·기관을 모아놓은 국내 최초의 국가기반시설이다. 미국·유럽은 물론 중국에도 밀리는 국내 물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물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대구시 달성군 일대 14만 5000㎡의 부지에 240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만들어졌다. 이 안에는 물융합연구센터와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워터캠퍼스 등 기술 개발에서부터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물 산업을 총체적으로 지원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800조 원 물 시장, 중국에도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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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실증 플랜트. 24시간 연속 수돗물 생산과 오·폐수 처리, 물 재이용 실험이 가능한 시설로 하루 1000~2000㎥의 물을 처리할 수 있다. [사진 한국환경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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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조 원 규모의 세계 물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물 산업이 ‘블루 골드(Blue Gold)’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 물 산업 분야 매출액 36조 원 중에서 수출액은 1조 7000여억 원으로 4.8%에 그치고 있다. 해외 진출보다는 내수 시장에만 안주하면서 수출액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이 부장은 “최근 한 국내 대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1600억 원짜리 정수장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거기에 쓰인 국산 기자재는 말 그대로 ‘제로(0)’였다”며 “기술은 유럽에, 가격은 중국에 밀리다 보니 국제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실증플랜트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핵심 시설이다. 세계 최초로 24시간 연속 실규모 실증실험이 가능한 시설로 정수·하수·폐수·재이용 등 종류별로 하루 1000~2000㎥의 물을 처리할 수 있다.

바로 옆 수요자 설계구역에서는 기업들이 맞춤형으로 기술을 실험해볼 수 있도록 12가지의 공정수를 제공한다. 1.4㎞ 길이의 관로를 깔아 놓고 수도관의 내구성과 오염물질 배출, 밸브 이음새 상태 등을 시험할 수 있는 시설도 갖췄다.

입주기업협의회장인 최인종 미드니 대표는 “지금까지는 장비를 개발해도 상·하수도에 직접 적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검증할 방법이 없었다”며 “실증화 시설을 활용해 검증 결과를 얻는다면 해외진출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부터 입주기업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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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사진 한국환경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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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물산업클러스터 운영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은 물산업클러스터 정식 개소에 앞서 22일부터 시범운영과 함께 입주기업을 모집한다. 조기 활성화를 위해 초기 입주기업에게는 입주공간 임대료, 시설이용료, 시험분석 수수료 50%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장준영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물산업클러스터를 통해 2025년까지 일자리 1만5000개를 창출하고, 신기술 발굴을 통해 7000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대구=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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