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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US REPORT] 연준 통화정책 기조 10년 만에 전환점-파월(연방준비제도 의장) “금융완화 공감대”…금리인하 또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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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약 10년 만에 전환점을 맞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7월 말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서다. 연준이 7월 30~3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2월 이후로 약 10년 만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10년 만에 바뀐다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월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많은 FOMC 위원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더욱 강해졌다고 판단한다”며 “경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파월 의장은 미국 의회에 출석해 “무역 긴장과 글로벌 성장 우려 같은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을 계속해서 짓누르고 있다. 경기 확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대다수 언론은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강력하게 보냈다”고 평가했다.

주요 투자은행들도 7월 말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금리 인하폭은 0.25%포인트가 중론이다. 골드만삭스는 0.25%포인트 인하 확률을 60%에서 75%로 상향했다. 0.5%포인트 인하 확률은 종전과 동일한 15%로 유지했다. JP모건은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전무(全無)하다”며 “0.25%포인트 인하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연준이 7월 말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불확실성이 해소돼 금융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미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나스닥지수, S&P500지수 등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올 7월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향후 연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는 미국 경제성장률, 미중 무역전쟁 등이다.

▶올 7월 말 기준금리 인하 확실시

최고 변수가 될 만한 것은 오는 7월 26일 발표될 미국 2분기 성장률(속보치)이다. 경제 성적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다면 보다 적극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수도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연율 기준 전기 대비 3.1%)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몇 차례나 더 인하될지 향후 연준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7월 말 FOMC를 포함해 올해만 2~3회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 연준 기준금리(2.25~2.5%)를 매번 0.25%포인트씩 내린다고 가정하면 기준금리가 2% 선 밑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7월 이후 다음 FOMC는 오는 9월 17~18일로 예정돼 있다.

미중 무역협상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월 29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휴전’에 합의하고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사실상 현재까지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양국 무역협상단이 지난 7월 9일 전화 통화를 했지만 구체적인 후속 대면 회담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협상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 이행을 놓고 양국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한때 그(시진핑)가 좋은 친구라고 말하고는 했다. 아마 이제는 그렇게 가깝지 않다”고 말했는데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또다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은 연준이 통화정책 기조를 바꾼 주요 계기 중 하나로 꼽힌다. 파월 의장이 지적한 대로 미중 무역전쟁이 앞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도입한 ‘제로금리’ 정책을 접는 것이 ‘통화정책 정상화’라는 논리를 펼쳤다. 하지만 올 들어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리스크가 악화되고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자 연준은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접고 기준금리 인하를 준비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sc20max@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8호 (2019.07.24~2019.07.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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