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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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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단발령망금강산도(斷髮嶺望金剛山), 정선, 조선, 1711년, 비단에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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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우리나라 실경산수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가 23일부터 9월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우리나라 실경산수화의 흐름, 화가가 경험한 실제 경치가 어떻게 그림으로 옮겨졌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화가들의 창작과정을 따라가며 화가의 시선과 해석을 이해할 수 있는 전시다.

화가의 치열한 구상과 예술적 실험 끝에 완성된 실경산수화는 우리 땅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다. 진경산수화로 잘 알려진 겸재(謙齋) 정선(1676~1759)이나 단원(檀園) 김홍도(1745~?)뿐 아니라 고려시대 화가 노영, 조선시대 설탄(雪灘) 한시각(1620~?), 진재(眞宰) 김윤겸(1711~1775), 유당(?堂) 김하종(1793~1878), 학산(鶴山) 윤제홍(1764~1844)은 따뜻하게 우리 강산을 바라보고 자기 방식으로 실경을 표현했다.

겸재의 1711년작 '신묘년풍악도첩(辛卯年楓嶽圖帖)', 단원의 1796년작 '병진년화첩'(丙辰年?帖) 등 고려 말부터 조선 말기까지 국내외에 소장된 실경산수화 360여점을 소개한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2일 "실경 산수화 전통은 이전부터 있었고 겸재와 단원 때 꽃을 피웠다"며 "새롭게 공개되는 작품 중 눈여겨 볼 것은 김응환의 파격적 금강산 60점"이라고 밝혔다. "김응환의 개성적 화법 자체가 과거 단원의 화법과 다르다. 또 다른 표현감이 있다. 당시의 아방가르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단원과 김응환은 똑같은 금강산을 보고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 의미 중의 하나가 김응환의 우리 강산을 보는 눈, 우리 강산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미감의 발견이라고 할 수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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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석정도(叢石亭圖), 100×54㎝, 조선 16세기 중반, 비단에 수묵과 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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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실재하는 산수를 그리다'에서는 고려시대와 조선 전·중기 실경산수화의 전통과 제작배경을 살펴본다. 우리나라 실경산수화의 전통은 고려시대로 올라가지만, 제작이 활발했던 것은 조선시대다.

조선의 실경산수화는 관료들의 모임을 그린 계회도나 별서도, 회화식지도 등 다양한 회화적 전통과 유교문화, 한국만의 독특한 풍수개념 등이 복합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최근 기증받은 16세기 작품 '경포대도', '총석정도'가 최초로 전시돼 실경산수화의 오랜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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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명산도첩(海東名山圖帖) 중 만물초(萬物草), 김홍도, 조선, 1788년께, 종이에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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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화가, 그 곳에서 스케치하다'에서는 여행을 떠난 화가들이 현장에서 자연을 마주하고 그린 초본(草本)이 펼쳐진다. 초본은 화가가 본 경치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의 결과로서, 현장감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관람객도 그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폭포가 내려오는 영상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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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열린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전에서 관람객이 정수영의 '한강과 임진강 유람 스케치'를 관람하고 있다.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오는 23일부터 9월 22일까지 전시한다.2019.07.22. misocamer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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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8년 정조의 명을 따라 관동지역과 금강산을 사생한 김홍도의 '해동 명산 도첩'을 비롯해 친구와 함께 유람하며 남한강의 풍경을 스케치한 지우재(之又齋) 정수영(1743~1831)의 작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해동 명산 도첩'은 총 32면 중 19면이 전시됐다.

정수영의 '한임강명승유람도(漢臨江名勝遊覽圖)'는 뱃길로 안향을 출발해 원주 흥원창에 이르는 여정, 경기도 영평, 금천, 도봉산, 삭녕, 황해도 토산 등 경기 부근을 여행하며 그렸다.

제3부 '실경을 재단하다'에서는 화가가 작업실로 돌아와 초본과 기억을 바탕으로 산과 계곡, 바다, 나무와 바위, 정자 등의 경물을 재구성하며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을 들여다본다.

그림 속 화가의 위치를 상상하며 그들의 시점과 구도의 관계를 짚어보고, 화첩, 두루마리, 부채 등 다양한 매체에 따른 구성과 여정의 편집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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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악전도첩(海嶽全圖) 중백운대, 김응환, 조선 1788~9년, 비단에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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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동에서 인왕산을 향해 올라가면서 필운대를 바라보면서 그린 겸재의 '필운대상춘도', 겸재가 하양현감 시절 해인사의 가을 풍광을 부채꼴 모양에 담은 '해인사도', 김응환의 '해악전도첩, 단원의 '병진년화첩' 중 옥순봉, 사인암, 도담삼봉, 영랑호도 등이 눈여겨 볼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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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열린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전에서 관람객이 국내 최초 공개된 이한철의 <석파정도 병풍>을 관람하고 있다.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오는 23일부터 9월 22일까지 전시한다.2019.07.22. misocamer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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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제4부 '실경을 뛰어넘다'는 화가가 경치를 재해석해 실제 모습에서 자유로워지거나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작품에 주목했다. 화가들은 실경을 뛰어넘어 형태를 의도적으로 변형하거나 과감하게 채색하고 붓 대신 손가락, 손톱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나아가 화가마다 원근과 공간의 깊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민한 흔적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과 연계해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는 11월3일까지 '그림과 지도 사이', 11월10일까지 '관아(官衙)와 누정(樓亭)이 있는 그림' 등 주제전시 2개가 열린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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