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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NHK를 때려부수자"… 첫 원내 진출한 이색 日 정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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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당의 공약은 단 한 개, NHK를 때려 부수자!" -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당(黨)
"소비세 폐지! 부자 과세로 50조엔 세수 확보 가능!" - 레이와신센구미(令和新選組)

지난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첫 원내 진입에 성공한 두 정당이 있다.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당’은 지난 2013년 창당 6년만에 처음으로 비례대표 몫으로 1명의 참의원을 배출했다. 배우 출신 야마모토 타로가 올해 4월 출범시킨 신생 정당 레이와신센구미에서는 2명이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조선일보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대표인 타치바나 타카시가 올해 7월 정견방송차 NHK 방송국에 나와 ‘NHK를 때려부수자’라고 외치고 있다. /타치바나 타카시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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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당은 당명(黨名)부터 독특하다. ‘레이와신센구미’는 올해 5월 1일을 기해 새로운 일왕(日王)으로 등극한 나루히토 시대에 사용되는 일본 연호 ‘레이와(令和)’와 당수(黨首)인 야마모토가 과거 출연했던 NHK 대하 드라마 제목 ‘신센구미(新選組)’에서 각각 따와 합성한 것이다.

야마모토는 당 이름에 ‘신센구미’를 쓴 이유에 대해 "새로운 시대에 새롭게 선택되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라고 했다. 신센구미를 한자 그대로 풀이한 ‘새롭게 선택된 사람들’이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당’은 약칭 ‘N국당’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정당은 당명이 곧 당이 발족한 이유다. 전직 NHK 직원 타치바나 타카시를 중심으로 발족한 ‘NHK 수신료 거부당’이 전신(前身)이다. 2015년 4월 타치바나가 치바현 시의원에 당선되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지방의원 26명을 배출하기도 했다.

유별난 당명만큼이나 공약도 특색이 있다. 레이와신센구미는 소비세 폐지, 원자력발전소 폐지, 최저임금 1만5000엔, 공무원 증원 등을 내세웠다. 디플레이션이 오면 신규 국채 발행을 통해 일인당 3만엔(약 32만원)을 지급하고 고양이 살처분을 금지한다는 공약도 있다.

이 정당은 유세 과정에서 "당신의 생활이 힘든 것을 당신 자신의 탓으로 돌리지 마라"며 "세상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아베 정권에서 일부 법안에 대해 ‘터무니없는 법’으로 규정하고 폐지하겠다고도 했다.

레이와신센구미에서는 루게릭 병으로 잘 알려진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에 걸린 전 기타리스트 후나고 야스히코(船後靖彦·61)씨와 중증 장애가 있는 기무라 에이코(木村英子·여)씨 등 2명이 이번에 비례대표 참의원으로 당선됐다. ALS 발병 후 입후보자로 나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수인 야마모토 대표는 도쿄(東京)도 지역구에 출마해 90만표 이상을 얻었지만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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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열린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 정치단체 '레이와신센구미'(れいわ新選組)의 비례대표로 루게릭병(ALS·근 위축성 측삭경화증) 환자인 후나고 야스히코(船後靖彦)씨가 국회에 진출하게 됐다. /연합뉴스


약칭 N국당은 "공영방송인 NHK가 아베 신조 정권에 편향된 방송을 일삼는다"고 주장한다. 이 정당은 NHK의 문제점에 대해 임직원 1명당 평균 임금이 1800만엔(약 1억9650만원)으로 지나치게 고임금이며, 공영방송임에도 국영방송처럼 보도를 일삼는다고 지적한다. 참의원에 당선된 다치바나는 당선 직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이겼다. NHK를 부숴버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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