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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주요국 중앙은행들, 양적완화 확대 움직임…부동산 거품 증가·환율전쟁 가능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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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분쟁·브렉시트 여파 경기침체 우려 잇단 금리 인하 시사

유럽중앙은행, 제로금리에서 마이너스 금리로…영국도 인하 관측

각국 통화정책 여력 축소 지적…“본격 경기침체 닥치면 화력 부족”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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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돈 풀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래 가장 공격적인 양적완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부동산 거품과 환율전쟁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경기가 더 침체될 경우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올 하반기 미·영·일·유럽연합 등 글로벌 4대 중앙은행이 모두 양적완화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25일(현지시간) 정례통화정책 회의에서 현 ‘제로금리’를 마이너스 금리로 내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달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19개국의 경제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금리 인하와 채권 매입을 비롯한 부양책을 쓸 수 있다며 ‘완화’를 시사한 바 있다. 이어 30~31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2008년 이래 첫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인하폭은 0.25~0.50%포인트 선으로 예상된다.

영국중앙은행도 현 연 0.75%인 기준금리를 올 하반기에 인하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차기 영국 총리로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져서다. 일본도 경기부진 속에 마이너스 0.1%인 현 금리를 올 하반기에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앞서 한국은행도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1.5%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 금리를 인하한 호주, 뉴질랜드,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과 비슷하게 움직인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가계·기업의 부채이자 부담을 줄여주고, 소비·투자여력을 늘리는 등 다양한 경로로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 한은의 연구에 따르면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되면 향후 1년간 경제성장률은 0.05%, 소비자물가는 0.04%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양적완화가 지속돼온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의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현 문제의 원인은 무역갈등과 브렉시트를 비롯한 정치발 이슈여서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보다 심각한 경제침체 상황이 도래했을 때 통화정책의 여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지난 21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중앙은행들이 가장 근심하는 것은 (향후 경기침체 시의) ‘화력 부족’”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버블도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한 국가들의 공통적인 근심거리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고 있는 양상”이라며 “필요할 경우 거시건전성 정책 등을 활용해 가계부채가 빠르게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는 통화 가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수출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환율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드라기 ECB 총재의 양적완화 시사 발언 이후 유로화 가치가 달러 대비 0.2% 급락하자 ‘환율조작’ 가능성을 시사하며 반발했다. 일본은행이 엔화 강세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인하’로 맞대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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