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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사설]수출 감소 추세 심상치 않다, 비상한 대응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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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83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6% 감소했다. 이 추세라면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한다. 수출이 줄어든 이유는 반도체의 부진뿐만 아니라 제2 수출품인 석유 제품과 선박 등의 감소 폭이 컸기 때문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연합 등 주요 국가 수출이 줄었다. 전반적으로 수출체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둔화로 한국뿐 아니라 주요 수출국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 국가 중에서도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지난 1~4월 한국의 수출은 6.9% 줄어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더구나 세계 무역환경이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과의 무역갈등마저 불거졌다. 한국 경제엔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수출 감소의 이유를 세계 경기부진과 반도체 가격 하락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면서 반도체 경기가 풀리면 수출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이건 하늘만 바라보고 농사를 짓는 ‘천수답 농사’와 다를 바 없다. 한국의 수출은 반도체가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다. 더구나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수출품목이 20년 전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수출품의 세대교체에 실패했다고 해도 과도한 평가가 아니다. 이대로 미래를 대비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한국이 일본의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현실에 안주하고 산업구조개혁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규제하는 핵심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필요성도 말만 무성했을 뿐 실천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의 수출경쟁력 저하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된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산다. 그런데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는 징후는 지속됐다. 이미 수출은 2015~2016년 사이 19개월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개선된 듯 보였으나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였다. 한번 떨어진 수출경쟁력은 체질개선 없이 시간이 지난다고 되살아나지 않는다. 반도체를 대체할 신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그리고 일부 국가에 편중된 수출도 다변화해야 한다. 수출부진과 일본의 수출규제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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