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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정부 권위 도전 용납 못해”… 中, 홍콩 시위 개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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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中·親中 ‘송환법’ 대립 격화… 갈수록 폭력 양상 / “국가 휘장 훼손은 주권에 도전” / 中정부·홍콩당국, 일제히 규탄 / 관영매체도 “법치 짓밟아” 비판 / 시위대 향해 무차별 ‘각목테러’ / 전철역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 “친중파 소행”… 경찰 수수방관 / SCMP “젊은층 좌절탓 과격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로 촉발된 홍콩 반중시위에 중국 중앙정부 개입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홍콩 시위대가 중국 중앙정부 기관을 공격한 것에 대해 국무원이 “용납할 수 없다”며 즉각 경고하면서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와 신화통신, 중국 중앙방송(CCTV) 등 중국 3대 관영 매체도 비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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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21일 홍콩 위안랑 전철역에서 금속 막대와 각목 등으로 검은 옷을 입은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대에게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홍콩=AFP연합뉴스


‘반중’ 시위에 맞선 ‘친중’ 시위가 격화하고, 반중 시위대에 대한 ‘백색 테러’ 사태도 발생하는 등 리더십 부재 속 홍콩의 혼란이 심화되면서 중국 정부 개입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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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대변인 성명에서 “국가 주권에 도전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홍콩 정부가 주홍콩 연락판공실 안전과 법치, 범죄 분자 처벌 등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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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21일 홍콩 전철 안에서 시민들을 향해 각목 등을 휘두르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도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인민일보는 이날 1면 논평에서 “홍콩 법치를 짓밟고, 중앙정부 권위에 도전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대응은 공산당 지도부가 그만큼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반중 시위대는 전날 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이면서 중국 중앙정부 기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로 접근해 붉은색의 중국 정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졌다. 청사 벽에는 반중국 구호와 욕설 등을 써놓았다. 시위대가 중국 정부기관을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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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홍콩 도심에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앞의 중국 국가 휘장이 시위대에 의해 훼손돼 있다. 홍콩=AFP연합뉴스


홍콩 시위는 갈수록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친중 시위대가 반중 시위대를 각목으로 공격하는 ‘백색 테러’가 발생했다. 전날 밤 10시 30분쯤 위안랑(元朗) 전철역에 흰옷을 입은 남성들이 각목 등으로 폭력을 행사했다. 이들은 주로 검은 옷을 입은 반중 시위대를 겨냥했다. 순식간에 역사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는 친중파 소행으로 보인다. SCMP는 이들이 폭력조직인 삼합회 조직원들로 보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흰옷을 입은 사람들을 단 한 명도 체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관용을 베풀지 않고, 전력을 다해 범인을 검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색테러’를 폭동으로 규정하는 것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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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홍콩 사태 대응 포괄적 플랜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韓正) 정치국 상무위원이 이끄는 홍콩·마카오공작협조 소조가 중국 정부가 추진할 대응 전략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7월 말에서 8월 초 열리는 중국 전·현직 수뇌부 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비공개회의에서도 홍콩 사태는 주요 논의 사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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