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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여행·사랑·생명…다양한 소재, 저마다의 스타일로 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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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

김혜순 시인 등 참여 4권 출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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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제일 모르는 것, 우리가 아시아인이라는 것/ 우리가 제일 모르는 것, 우리가 짐승이라는 것/ 우리가 제일 모르는 것, 우리가 끝끝내 여자라는 것”(<여자짐승아시아하기>, 김혜순)

문학과지성사의 새로운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가 출간됐다. 첫 출간분으로 고 김현 문학평론가의 <사라짐, 맺힘>, 김혜순 시인의 <여자짐승아시아하기>, 김소연 시인의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이광호 문학평론가의 <너는 우연한 고양이> 등 네 권이 출간됐다.

캐나다의 그리핀 시문학상을 수상한 김혜순 시인의 <여자짐승아시아하기>는 티베트, 인도, 중국 소수민족 마을 등의 아시아 여행기를 바탕으로 쓰였지만 여성으로서의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담아냈다. 김혜순은 “여성 시인의 언어는 여성 시인 스스로가 자신을 이방인·난민으로 경험, 인식하는 것, 혹은 그에 따른 학습, 사유가 있지 않고는 발화될 수가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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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문학평론가, 김혜순 시인, 김소연 시인, 이광호 문학평론가(왼쪽 사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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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사전> 등에서 시적 감수성이 돋보이는 산문을 선보였던 김소연 시인은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를 통해 ‘사랑’에 대해 본격적으로 성찰한다. 그는 “사랑에 무능력했던 나의 경험들이 사랑에 대한 무지와 두려움에서 기인되었다고 생각해왔다. 언젠간 이 두려움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사랑에 대한 담론을 여성의 목소리로 써 내려간다.

흰 장모종 고양이 보리와 주차장에서 구조한 얼룩무늬 고양이 일다와 함께 살고 있는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너는 우연한 고양이>를 펴냈다. “고독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은 고양이에 대해 말하는 것과 유사하다. 오후 4시의 햇살의 밀도는 장모종 고양이의 털 밀도와 거의 같아진다.” 섬세한 관찰력으로 그려낸 고양이의 모습과 다른 생명체가 일깨우는 새로운 감각을 통해 포착한 생의 단상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진다.

김현 문학평론가(1942~1990)의 <사라짐, 맺힘>에는 김현이 남긴 산문들 가운데 한국의 주거문화를 바꾼 아파트 단지, 라면, 술 등 일상에 가까운 사물에 대한 단상과 독서 체험, 여행기 등이 실렸다. ‘문지 에크리’는 앞으로 이제니·나희덕·진은영·이장욱 시인과 소설가 정영문·한유주·정지돈 등의 산문집을 펴낼 예정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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