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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기고] 인터넷전문은행 성장세 유지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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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7월 27일이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설립 2주년이다. 케이뱅크보다 늦었지만 규모, 수익, 이용자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대주주 KT가 정부 입찰 담합에 따른 벌금형으로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중단되고 자본금 증자가 이뤄지지 않아 성장이 정체됐다. 이에 반해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1년6개월 만에 66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계좌 개설 수도 7월 11일부로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겹경사를 맞았다. 경제활동 기준 총인구 중 3분의 1 이상이 이 은행 계좌를 개설했다. 세계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례를 찾기 어려운 속도다. 더욱이 미래 고객인 20·30대 인구 중 45% 이상이 이 은행의 주요 고객이라는 사실은 향후 10년 후에는 카카오은행이 핵심 은행으로 등장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수신·여신 규모도 지난 6월 말 각각 17조6000억원, 11조3000억원에 달해 웬만한 지방은행과 비슷하다. 보수적이고 변화에 굼뜬 시중은행보다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의 은행 경영이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 설계와 과단성 있는 상품 도입에 더 성공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금과옥조로 여겨왔던 은산 분리 원칙을 깨고 ICT 기업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34%까지 지분 소유가 가능하도록 특례법을 마련하고 '2019년 1월' 시행했다. 따라서 카카오뱅크가 34%까지 지분을 확대하기 위한 추가 자금 조달과 향후 대출자산 확대를 위한 추가 재원 마련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주택담보시장으로까지 영업을 확대하면 성장동력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권에 디지털 혁신을 초래했으나 역할은 미흡했다. 기존 은행들이 디지털은행 업무를 고도화하면서 차별화되는 점이 적어졌다.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결제·송금 서비스 등에 대한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 자본금을 확충하고 이에 혁신 기술을 덧입혀 금융서비스 플랫폼을 확장해 탄탄한 예대마진 기반하에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자. 빅데이터 이용을 확대해 중금리 대출도 본격화한다. 종합 금융플랫폼 사업 진출 확대를 위해 기술력 있는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M&A), 파트너십, 관련 분야 전문가 고용 등을 통해 신기술을 도입하고 영업 규모도 확대하자. 특히 비용 절감을 위해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를 신속하게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감독 관련 비용 감축을 위해 레그테크(RegTech)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보험업 진출을 위해 타 보험사 인수 또는 업무 제휴 등으로 인슈어테크(InsureTech)도 선도적으로 하자. 정부는 흥행 실패로 끝난 지난 5월 제2차 인터넷전문은행 심사에 이어 10월에는 제3차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를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외부 심사평가위원의 심사 결과를 깊이 있게 검토하고 신청 기업과 소통 기회도 확대하는 개선책을 내놓았다.

홍콩은 미국·유럽·일본·중국·한국보다 늦었으나 올해 중 8개 인터넷은행을 인가했다. 모바일 업무 사용자를 선점해 시장 점유 비중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정부는 자본금 부족으로 식물은행 상태인 케이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시 경미한 사항 운용에 신축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 꼬리가 머리를 흔들지 않도록 하자. 정부는 ICT 기업 외에 모기업 영업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유통, 전자상거래, 전력 등 기업도 참여할 수 있게 진입장벽을 완화하자. 끝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은 ICT와 금융의 융합을 가속화해 시장 경쟁 촉진자, 금융 편익 제고자, 저신용자와 노인·외국인 등 모바일금융 소외자에 대한 금융 포용자로서 정체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종진 명지대 교수·한국강소기업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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