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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매경춘추]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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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 성수동 언더스탠드에비뉴 1층 카페에 들어서면 환한 미소를 띤 바리스타들을 목격할 수 있다. 이분들은 모두 카페 서울숲에 고용된 61세 이상의 어르신들이다. 총 12명의 근무자들이 하루 4시간씩 교대로 근무한다. 카페 서울숲은 성동구가 설립한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사업장 중 하나다.

이처럼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는 어르신, 경력단절여성 등 고용문제에서 사회적 약자인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목적으로 탄생했다. 성동구와 민간이 7대3으로 공동출자했고, 예산을 상시적으로 투입하지 않아도 주식회사의 수익 발생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구조다. 성동구로서는 새로운 시도였다. 2017년 6월에 첫발을 내디딘 지 2년째로 현재 어르신, 경력단절여성 등 131명이 13개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첫출발은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 어르신 복지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시작됐다. 어르신들이 단순한 복지수혜자가 아닌 생산적 활동을 통해 사회의 주역으로 당당한 노후를 향유할 수 있게 해드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이는 유럽연합(EU),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제안된 액티브에이징(Active Aging·활동적 노후)의 관점과 일맥상통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과거의 어르신들과 달리, 현재의 어르신들은 무척이나 건강하고 스마트하다.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에서는 어르신들의 노동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단순한 비숙련 일자리를 넘어, 이들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는 일자리, 여가와 체력을 고려한 근로 조건을 갖춘 맞춤형 일자리 등을 만들어 내고자 했다. 단기적으로 일자리 수치만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생각이었다.

최초 카페, 분식점 등 자체 수익 사업에서 출발한 일자리들은 이제 성동구의 행정재산 위탁관리, 행정사무 위탁운영, 시설용역 사업 등 그 범위가 다양해지고 있다. 오는 8월에는 성수동에 딤섬·만두 등 제조·가공, 판매 사업을 위한 식품제조시설이 신설된다. 이미 프랜차이즈 업체와 공급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수익 발생도 기대된다. 관내 민간업체와 연계한 인력파견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는 앞서 말한 경력단절여성, 어르신뿐만 아니라 취약계층 청년, 장애인 등 더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창출에 힘쓸 것이다. 더 나아가 공공의 상시적 재정 투입 없이 사업이 지속될 수 있는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는 약 2억13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다. 이 말 속에는 일자리가 한 인간의 삶에서 단순한 생계유지를 넘어선, 자아실현과 자존감 회복의 필수요소라는 통찰이 담겨 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양질의 일자리가 주는 혜택을 모든 주민이 향유할 수 있는 성동구를 위해 나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할 것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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