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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차트로 보는 중국] 중국 기업의 세계화는 이제 시작 단계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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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세계로부터 받아들이고(引进来) 세계로 뻗어 나간다(走出去)."(중국 국가 발전 전략)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인들에게 중국 기업의 이름은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대륙의 실수'라는 별칭만큼 높은 가성비를 앞세운 샤오미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로봇 청소기 등 생활가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명동 등 쇼핑가에서는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점포 수도 현저히 늘었다. 텐센트는 한국 게임 업체에 투자해 왔고 굵직한 인수·합병의 매수 후보자로 거론된다. 올 1분기 중국 업체들의 전 세계 TV 판매량은 한국 기업을 넘어섰다.

미국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명단을 보면 중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07년 22개에 불과했던 중국 기업 수는 2018년 111개로 5배 늘었다. 이는 미국 기업 수(126개)에 육박한 것이며, 한국(16개)의 7배 수준이다.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8개가 미국, 2개는 중국 기업이다. 금융 분야 세계 10대 기업에선 5개가 미국, 4개가 중국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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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다수의 중국 기업은 아직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하지 못했다. 세계 500대 기업 명단에 포함된 중국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19%에 불과하다. 이는 S&P500지수에 편입된 미국 기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이들 중 약 70%가 국영 기업이다.

중국 기업의 세계화 정도가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내수 시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성장과 이윤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하고,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중국 기업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로 눈을 돌릴 것이다.

지난주 영국 런던에서 '중국의 미래'란 주제로 열린 포럼에 참석한 적이 있다. 한 청중으로부터 '중국 관련 뉴스는 많은데, 왜 해외에서는 중국 기업이 잘 보이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중국 기업의 세계화가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변화는 점차 눈에 띌 것이다. 그러고 보니 런던을 상징하는 빨간 버스에 중국 전기 자동차회사인 BYD 로고가 달려 있었다. 시내 곳곳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의 윔블던 스폰서 광고도 보인다. 몇 년 뒤에는 아마 그런 질문 자체가 사라질지 모르겠다.

[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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