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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DDP 둘레길 따라… 미래 거장들의 '2평 실험실'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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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청년 미술축제 오늘 개막… 작가 600人이 1000여점 전시

신진 화가 김민지(24)씨는 "'아시아프'의 위력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첫 참가였던 지난해 출품작 3점을 모두 팔았고, 그중 수묵화 한 점은 정부미술은행이 사갔다. "화랑에서 전시 제안이 여럿 오고 개인적으로 작품 구매 문의가 꾸준히 들어와 놀랐어요. 올해 참가비(5만원)가 생기긴 했지만 판매 수익 전액이 작가에게 가기 때문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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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프' 개막 전날인 22일 오후, 참여 작가 이채원(24·맨 왼쪽)씨의 그림 '마음은 급하지만 포기할 수 없어'(2019)를 또 다른 참여 작가인 대학원 선배 남보경(26), 한혜수(25·맨 오른쪽)씨가 도와 걸고 있다.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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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청년 미술 축제 '2019 아시아프'(ASYAAF) 개막을 하루 앞둔 22일, 김씨가 경북 영천 작업실에서 버스 타고 상경해 이날 일착으로 전시장에 그림을 건 이유다. 미래의 거장을 꿈꾸는 작가들에게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둘레길에 연달아 들어선 2평 남짓한 화이트큐브는 토론장이고 실험실이었다. 아침부터 사람 목소리며 망치·드릴 소리가 요란했다. 강지수(24)씨는 또 다른 참여 작가인 친구 조은서(24)씨와 품앗이하듯 2시간째 그림 설치 중이었다. "수평 맞추고, 못 박고, 조명 조절하고, 요리조리 배치하는 과정만 몇 번을 되풀이했다"며 "내 그림을 최상의 상태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조선일보사·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올해 행사는 작가 600여명의 출품작 1000여 점을 선보인다. 2008년 이후 누적 관람객 35만여 명, 판매 작품 7200여 점을 기록하고 있다. 미대 졸업 후 영화 CG 제작 업무를 하다 2년 만에 다시 그림으로 돌아왔다는 박희수(26)씨는 "신인 작가로서 스스로를 알릴 기회를 찾다 가장 먼저 떠올린 게 '아시아프'였다"며 "출신 선배들도 많고 규모 면에서도 단연 최고의 기회"라고 했다. 그런 아내를 위해 남편은 회사 휴가까지 쓰고 작품 설치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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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김은주 '관우'(2019). 김지혜 '춘몽'(2019). 최다이 '점화되다'(2019). /아시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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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35세 이하 젊은 작가 대상 '아시아프' 부문과 36세 이상 작가 발굴을 위한 '히든 아티스트'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처음 히든 아티스트 부문에 참여한 인도 화가 엠디 사비르 알리(36)씨는 "한국 친구들과 아내의 적극 권유로 용기를 냈다"고 했다. 3년 전부터 한국인 아내와 경남 김해에 살고 있는 그는 "인도에 있을 때 한국 민화(民畵)를 보고 매료돼 작풍에도 영향을 받았는데 전도유망한 한국 작가들과 함께 소개될 수 있어 영광"이라 말했다. 참가자 중 우수 작가로 선발된 20인은 내년 초 기획전 '아시아프 애프터' 초청 자격을 얻는다.

올해 디자인 부문이 신설돼 22명의 작가가 출품했고, 기성 디자인 작가 17팀의 초대전도 열린다. 초보 컬렉터를 위해 2년 전 시작돼 인기를 끌고 있는 '10만원 소품전', 작가 6명이 직접 자기 작품을 엽서·책갈피 등 디자인 소품으로 제작·판매하는 '플리마켓'도 준비돼 있다. 화가 이은지(35)씨는 "판매 수익보다는 플리마켓을 통해 즉석에서 관람객과 소통하고 작품 이야기를 나누며 그림을 알리는 게 더 큰 목적"이라고 했다. 전시는 1부(23일~8월 4일)와 2부(8월 6일~18일)로 나뉜다. 월요일 휴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토요일 도슨트 투어가 마련돼 있다. 입장료 성인 7000원, 유치원생 및 초·중·고교생 4000원.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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