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일본 간 볼턴, 고노 외상과 한·일간 긴장 논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본의 경제보복]

볼턴 오늘 서울로… 정의용과 회담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 도쿄를 방문해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 국가안보국장,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 외무상과 잇달아 회담을 가졌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회담에서 이란 문제를 논의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가 안보에 관한 모든 문제를 이야기했다"고 말해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보호를 위한 미국 주도의 군(軍) 연합체 구성 문제가 주요 의제였음을 시사했다. 교도 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볼턴 보좌관과 고노 외상이 징용 문제와 스마트폰·TV용 반도체·디스플레이 패널 부품에 대한 수출 제한 결정으로 발생한 한·일 간 긴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의 이례적인 한·일 방문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도쿄 방문에 이어 23일 오후엔 서울을 찾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볼턴 보좌관의 일본, 한국 순차 방문 주요 목적은 중동(中東) 호르무즈해협 통과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군 연합체를 구성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에 대항하기 위해 동맹국을 중심으로 한 군사적 연합체를 만들자고 제안한 상태다.

정치적 단교 상황에 이른 한·일 관계도 볼턴 보좌관이 급파된 주요 이유다.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 수행이 아닌 단독으로 방한하는 것은 작년 4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의 방한이 거론될 때마다 불편하게 생각해왔다. 하지만 최근 악화된 한·일 관계가 위기로 번지는 상황에서는 볼턴 보좌관의 방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지렛대로 사용하는 '극약 처방'을 써서라도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희망하는 상황이다.

볼턴 보좌관이 이 같은 구상에 그대로 따라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는 특히 한국이 GSOMIA 파기 여부를 언급하는 데 대해 불쾌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회의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우리 정부가 껄끄러워하는 의제들이 망라될 것으로 전망된다.

볼턴 보좌관의 한·일 순차 방문으로 정의용 실장, 야치 국장 간의 한·일 최고위급 채널이 복원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2018년 4월 워싱턴 DC에서 정의용 실장, 야치 국장 간의 3자 회담을 주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한·일 관계가 수렁에 빠지면서 정의용-야치 라인은 1년 넘게 전화 한 통화도 하지 않는 불통(不通) 상태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