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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LG·SK 미·중서 ‘배터리 물량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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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100GWh 목표” 공장 더 짓고

SK도 “창저우 외에 제2공장” 밝혀

중앙일보

LG화학은 중국 지리차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0년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력을 100GWh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사진은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모습. [사진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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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기업 간 물량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물량에서 밀리는 끝”이란 공식이 배터리 업계에 자리 잡고 있다. 격전지는 미국과 중국이다.

치고 나간 건 LG화학이다. LG화학은 지난 12일 “미국 제2공장 신설과 기존 공장 증설을 포함해 배터리 생산량 확대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LG화학이 2조원을 투자해 미국 제2공장을 신설한다”고 보도하자 공식 대응에 나섰다. LG화학 관계자는 “수주량을 고려하면 배터리 생산을 늘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장 신설과 기존 공장 증설을 비롯해 다른 기업과의 조인트 벤처 설립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LG화학의 배터리 수주량은 110조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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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그래픽 = 차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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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현재 35GWh(기가와트시) 수준인 연간 배터리 생산량을 2020년 말까지 100GWh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100GWh는 1회 충전 시 320㎞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 16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 공장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충분히 도달 가능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물량전에 대비해 LG화학은 올해 1월 중국 남경 배터리 공장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공장 증설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 지리자동차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1년 말까지 10GWh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중국에 세울 예정이다. 합작법인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2022년부터 지리차에 공급한다. 국내 시설 투자도 늘린다. LG화학은 구미에 2021년 공장을 신설해 연간 6만t의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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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사진 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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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도 올해 초부터 배터리 물량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조지아주에 신규 배터리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이 공장에는 2025년까지 1조9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인데 연간 배터리 생산 규모는 9.8GWh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 2월 헝가리에 유럽 제2 배터리 공장 신설 투자를 결정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 창저우 배터리 공장에 이은 제2공장 신설도 지난 5월 결정했다.

유럽과 중국 공장 신설에는 각각 9452억원과 5799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연간 약 5GWh 수준인 배터리 생산 규모를 2025년 무렵 100GWh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상위 3위까지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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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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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에 이어 20GWh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춘 삼성SDI는 물량전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화학(LG화학)과 정유(SK이노베이션)라는 캐시카우가 명확한 두 기업과 삼성SDI가 사정이 다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SDI는 볼보 등 수주물량 확보를 통한 내실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시장에선 지난해 연말부터 삼성SDI가 중국 시안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에 나설 것이란 얘기가 돌았지만, 이 회사는 반년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해외 공장 설립 시 증설에 필요한 부지는 충분히 확보해 뒀다”며 “중국 기업의 생산량 등을 면밀히 파악한 다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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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개발한 전기차용 배터리셀. [사진 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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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배터리 물량 경쟁이 올해 연말 무렵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동안 조 단위의 시설 투자가 이어지면서 국내 배터리 3사는 배터리 부문에선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연말 무렵에는 뒤늦게 투자를 늘린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한 LG화학과 삼성SDI는 턴어라운드를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이달 초 “배터리 부문도 올해 연말이면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배터리 매출이 많이 증가하면 분기 흑자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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