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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한세실업 '스마트팩토리' 선봉장…베트남 구찌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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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편집자주] K팝과 K푸드, K뷰티, K패션 등 'K스타일'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K스타일의 신시장으로 떠올랐고, 사드사태 이후 주춤하던 중국에서도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도전은 지속되고 있다. 기존 교민이나 일부 마니아층을 겨낭한 소량 수출을 벗어나 맞춤형 시장분석과, 현지 생산 및 판매기반 확충을 통해 K스타일의 글로벌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 각국에서 맹활약하는 K스타일 기업들의 노력과 성과를 생생한 현장 취재를 통해 조명해본다.

[세계로 비상하는 K스타일⑯한세실업]구찌공장 스마트팩토리…향후 10년 성장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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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시 한세실업 구찌공장에서 제봉 작업이 한창인 직원들의 모습. /사진=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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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호치민 시내에서 차로 1시간 30분 가량 달려 베트남 최대 봉제설비를 갖춘 한세실업 구찌공장에 도착했다. 정문이 열리자 거대한 공장 부지가 나타났다. 27만6000㎡ 규모, 축구장 40여개를 합친 크기로 각 공장을 이동할 때마다 차를 이용해야 할만큼 넓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공정 라인마다 직원들이 숙달된 손놀림으로 옷을 완성해 나가고 있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자동화 시설이다. 한세실업은 최근 2년 사이 자동화 설비 확충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재봉틀만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공장 안에는 라인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는 옷걸이들이 보였다. 마치 자동차 공정 라인 같았다.

김상률 한세실업 호치민 법인장은 "과거에 사람들이 직접 손에서 손으로 전달했던 것을 행거 시스템이 한번에 전달하고 있다"며 "생산 속도도 끌어올리고 분업화도 강화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실제 직원들은 지정된 자리에서 작업을 할 뿐 움직이지 않았다.

자동화 공정 중에서도 대표적인 건 제단이다. 과거 사람 손으로 일일이 했던 제단은 이제 모두 기계가 한다. 수 십 장을 겹쳐 놓은 원단을 제단 기계가 한 치 오차도 없이 순식간에 잘라냈다. 한 대에 15만 달러(약 1억7653만원) 짜리 제봉 기계만 모두 20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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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구찌공장에 설치된 제단 자동화 기계. /사진=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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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옷을 접어주는 기계 등 다양한 자동화 설비를 시험 중이다. 한세실업이 자동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가파르게 오르는 베트남 인건비와 무관하지 않다.

베트남 최저임금은 2013년 17.4%, 2014.15.3%, 2015년 14.2%, 2016년 12.4% 등 두 자릿 수 인상을 이어가다 2017년 7.3%, 2018년 6.5%, 2019년 5.3% 등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구인난이 계속되면서 실질 임금은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추세다.

한세실업은 자동화를 통해 생산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김 법인장은 "단순히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조치가 아니다.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은 재교육을 통해 다른 공정에 투입하고 있다"며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게 자동화의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세실업은 올 연말까지 현지 직원들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구인난이 심각하다. 기업들은 우후죽순 늘어나는데 일할 사람은 적어서다. 이 때문에 기업들 간 구인 경쟁도 치열하고, 직원들의 이직도 잦은 편이다.

과거 공장 직원의 90%가 지역 주민이었지만, 현재는 50~60% 수준이다. 그만큼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베트남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한세실업은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연차에 관계없이 우수 인력을 적극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법인장은 "구찌공장은 지금의 한세실업을 만든 1등 공신이다. 2000년 연간 매출액 1200억원이었던 한세실업을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며 "스마트팩토리와 인사 제도 개편을 통해 한세실업의 향후 10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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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구찌공장 직원이 행거 시스템에 제단된 원단을 걸고 있다. 제단된 원단은 다음 공정 직원에게 자동으로 전달된다. /사진=김태현 기자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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