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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한·중 OLED 패권경쟁]중국의 OLED 맹추격, 한국과의 격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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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술력 3~5년 앞선 것으로 평가

中, 중앙·지방정부 전폭 지원 아래 LCD 이어 OLED도 ‘굴기’ 목표

잉크젯프린팅 공정기술 도입으로 생산비↓…中 특유 저가공세 우려

韓 세제혜택 강화로 재무부담 덜어...국가 차원 디스플레이 경쟁력 제고 필요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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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아직까지는 우리나라가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정도 중국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이 앞서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하지만 과거 우리가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일본을 추월했던 것을 되돌아보면 결코 방심할 수 없습니다”(디스플레이업계 고위 관계자)

한국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패권을 이어가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OLED 시장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앙·지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OLED 투자와 생산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산비용을 10% 이상 줄일 수 있는 공정기술을 도입하면서 대규모 물량과 낮은 단가로 OLED 시장 장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OLED 사업을 강화하는 모습은 최근 수년간 LCD 시장에서 보여줬던 것을 재현하는 형태”라며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034220)가 OLED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中, 중소형 OLED 시장 공략 박차…삼성·LG 위기감↑

중국은 현재 스마트폰 등에 탑재하는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패널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 OLED 시장의 절대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대형(TV용) OLED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형 OLED 시장에 논을 돌린 LGD를 긴장케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스마트폰 등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6세대(1500×1850㎜) OLED 디스플레이에 대한 신규투자를 지난해 4만7000장(월간 기준)에서 2019년 16만7000장, 2020년 27만6000만장으로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인 BOE를 비롯해 EDO, 비전옥스 등이 OLED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폭스콘과 트루리 등도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최근 애플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여파를 우려해 OLED 패널 공급처에 중국의 BOE를 포함키로 했다는 외신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88%(2019년 1분기 기준)의 점유율로 세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점유율(95.7%)보다는 7.7%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BOE는 0.1%에서 5.4%로 점유율을 높였다. 중소형 시장진입을 노리는 LGD는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이 0.6%에서 1.8%로 3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BOE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직접투자 20%만 해도 신규공장 건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LCD에 이어 OLED 시장에서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데에는 중앙·지방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신규 공장 건설에도 필요재원의 20%만 있으면 신규공장 건설이 가능하다. 부족한 재원은 정부와 은행 대출 등으로 충당한다. 특히 지방정부는 신규공장 건설 초기에 그치지 않고 상하수도와 전력비 감면, 정상 운영시 추가 인센티브, 우수인재 영입 및 인건비 일부 부담 등의 지원을 지속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쓰촨성(四川省)은 지난 2017년말 청두시에서 중국 최초로 6세대 플렉서블(휠 수 있는) OLED 대량생산에 성공했다”며 “올해부터 멘양시에서도 대량생산에 들어갈뿐만 아니라 2020년에는 중국 최초로 터치 일체형 플렉서블 OLED 생산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사실상 해당 기업이 투자금 전액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정부가 신성장 설비투자, R&D(연구개발), 생산성향상 시설투자 등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키로 하면서 국내 기업의 재무적 부문에 대한 숨통을 틔워줬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강인병 LGD CTO(최고기술책임자·부사장)은 지난달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높은 공장 운영비를 기업이 100% 감수하고 있다”며 “(디스플레이) 1등을 지속하기 위해 원점에서 국가 차원의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잉크젯 프린팅 기술로 원가 절감…저가공세 재현?

특히 중국은 OLED 생산에 ‘잉크젯 프린팅 기술’ 적용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은 종이에 잉크를 뿌려 인쇄하는 것처럼 수십 피코리터(1조분의 1리터) 이하의 OLED 용액을 분사해 디스플레이를 양산하는 방식으로 현재의 진공증착방식보다 생산비가 적게들고 재료효율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도 잉크젯프린팅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라면서도 “아직 이를 상용화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중국이 상용화한다면 LCD 패널 시장처럼 막대한 물량을 바탕으로 한 저가공세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중국은 기술 열위에도 공격적 투자와 수율 향상을 병행해 치킨게임을 주도하면서 자국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은 롤러블 디스플레이나 센서 내장형 패널 등을 통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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