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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황교안부터 이준석까지…범보수 아우른 이언주, 통합 ‘불쏘시개’ 되나 [최형창의 창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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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우리공화당 모두 모셔가려는 이언주 의원 / 탈당한 뒤 다소 떨어졌던 존재감 출판기념회서 끌어올려 / “대선출정식 같다”, “꽃놀이패 쥐었다” 등 찬사 / 이언주 “재앙의 문, 자유를 억압하려는 세력과 싸울 것”

세계일보

무소속 이언주 의원(가운데)이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과 함께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무소속 이언주 의원 출판리셉션이 열렸습니다. 이 의원은 최근 ‘나는 왜 싸우는가’라는 제목의 책을 냈습니다. 책에서는 민주당을 탈당한 얘기부터 왜 ‘자유’, ‘우파’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지 썼습니다.

이날 행사 시작 전 이 의원은 입구에서 사인회를 열었습니다. 사인을 받으려는 중년 남성들로 회관 2층 로비는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같은 시간 이미 대회의실 안에도 내빈들과 축하객들로 발디딜틈이 없었습니다. 보통 정치인 출판기념회에는 해당 지역구 또는 유관단체에서 인원을 동원하느라 손님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 의원 출판기념회는 이를 뛰어넘는 수준이었습니다.





내빈들을 보면 범보수연합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부터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 그리고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에 이르기까지. 성향이 같다곤 볼 수 없지만 ‘보수’, ‘우파’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정치인들은 다 모였습니다. 여기에 이승만 전 대통령 아들인 이인수 박사, 신철식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까지 각계 각층의 보수 진영 인사들이 자리했습니다. 이를 취재하려는 취재진도 수십명이 몰리자 사회를 보던 박종진 전 앵커는 “대선 출정식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의원은 손학규 대표와 갈등을 빚고난 뒤 바른미래당을 나와 무소속 신분입니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 시절부터 보수우파를 대변하는 강경 발언을 페이스북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쏟아낸터라 강한 팬덤을 구축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이날 황 대표와 홍 공동대표 등 각 정당의 구애를 받았습니다.

황 대표가 “저와 한국당이 최선을 다해서 문재인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고 국민들이 정말 갈망하던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이언주와 함께할 수 있도록 여러분 많이 성원해달라”라고 말하자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이어 연단에선 홍 공동대표도 “우리 이 의원님, 우리공화당으로 모시려고 밤낮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박종진 전 앵커는 “꽃놀이패를 쥐었다. 왜 입당 안 하는지 알겠네”라며 거들었습니다.

나 원내대표도 “이 의원과도 함께 싸울 날이 금방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함께 내년 총선 그리고 그 2년 후의 다시 정권을 찾아옴으로서 우리 자유대한민국을 꼭 같이 지켜갔으면 좋겠다”고 적극 구애했습니다.

세계일보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의원은 공식적으로 어느 당에 가겠다고 밝히진 않았습니다. 지난 3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정당을 택할지 결정하진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는 한 때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만큼은 날선 비판을 했습니다. 이 의원은 “‘운동권 세력’은 정말 역겹다. 더 이상의 위선은 용납하지 않겠다”며 “우리나라 보수정권은 적어도 국민 자유를 제한할 때마다 미안해할 줄 알았다. 지금의 여당이 보이는 행태를 보면 자유의 제한이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 국민들에게 미안해하며 정권 유지해왔던 보수세력에 비해서 훨씬 더 뻔뻔하고 위선적이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나라를 망치고 있는 과거에 매몰된 위정척사파들과 싸워야 한다”며 “민주화 세력이라고 하면서 자유를 억압하는 세력과 싸워야 한다. 부디 저와 함께 시대착오적 무리와 싸워 번영과 희망을 여는데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지난 4월 탈당 이후 이 의원에 대한 관심도가 다소 떨어진 측면이 있습니다. 파죽지세로 오르던 유튜브채널 ‘이언주TV’ 구독자 수도 24만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충성층은 확고해졌지만 외연 확장이 더디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페이스북에 메시지를 낼 때마다 쏟아지던 기사도 감소하는 추세였습니다. 바른미래당 소속일 때보다 무소속일 때 내는 목소리가 파급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출판기념회는 이 의원이 저력이 새삼 확인된 계기입니다. 한국당 의원 수십명과 각계 보수 인사들을 묶을 수 있는 힘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알린 이 의원이 보수 통합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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