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4 (금)

최후 병기 잠수함마저 공개···김정은, 대놓고 트럼프 압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 "북한과 서신 통해 긍정적인 메시지 주고 받아"

북 23일 관영매체 통해 김정은의 신형 잠수함 현지지도 보도

잠수함은 극도의 보안지키는 전략 무기인데 대놓고 공개

미국에 대한 압박이자 한미 연합훈련 견제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서한을 통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밝힌 가운데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공개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에 앞서 “최근에 북한과 약간의 서신 왕래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백악관 기자단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긍정적인 서신 왕래였다”며 “북한이 준비될 때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북미가 실무협상 개최를 추진하고 있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앙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둘러봤다고 북한관영 매체들이 23일 전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 서신을 주고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단, 북한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상설대표부를 두고 있고, 이용필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이달 들어 두 차례 평양을 찾았다는 점에서 뉴욕 채널이 가동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둘러봤다고 북한관영 매체들이 23일 전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23일 관영 매체들을 통해 신형 잠수함을 건조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봤다”며 관련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정부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해 잠수함의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 수직발사대를 장착한 2000~3000t급 잠수함을 건조 중이라는 첩보를 확보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날 공개된 잠수함이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췄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정보 관계자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만으로는 정확한 제원이나 성능을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북한은 기존 잠수함을 개조해 미사일(북극성-1)을 발사한 적이 있고, 미사일 발사를 목적으로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는 첩보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중앙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둘러봤다고 북한관영 매체들이 23일 전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 배경을 놓고는 저강도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잠수함을 건조했다는 사실을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한 건 처음”이라며 “공개 배경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어느 나라나 잠수함은 전략물자로 분류하고 있어 건조 사실 자체를 비밀에 부친다. 그런데 북한은 대놓고 신형 잠수함을 건조했고, 김 위원장이 완성단계의 잠수함을 돌아봤다고 밝힌 것이다. 전직 군 고위 당국자는 “잠수함은 최후의 병기로 불린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잠수함 전력을 노출하지 않고, 상대에 대한 무력시위가 필요할 경우 공개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미국과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모라토리엄)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직접적인 도발 대신 잠수함을 과시함으로써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목적일 깔렸다는 얘기다.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경계하고 있다. 잠수함은 수중에서 작전을 할 경우 발견하기가 쉽지 않고, 몰래 접근해 미사일을 쏜다면 요격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신이 “잠수함은 동해작전 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한 것도 미국을 향한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할 경우 군부대를 찾아 신형 전술 무기 발사를 참관하는 등 대응해 왔다. 지난 5월 북한판 이스칸다르 미사일 발사 역시 한미 연합공군훈련에 대한 반발 측면으로 읽혔다. 그런만큼 북한이 지난 16일 다음 달 열리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상황에서 잠수함 공개를 통해 선제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