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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인도 시골서 3개월간 남아만 216명 태어나…정부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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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한 지역에서 3개월간 남자 아기만 200여명 태어나 현지 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

남아선호가 강한 인도 시골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여아는 대부분 불법 낙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매체는 분석했다.

조선일보

연합뉴스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우타르카시 지역의 132개 마을에서는 지난 3개월간 216명의 아기가 태어난 가운데 가운데 여아는 단 한 명도 없다고 뉴스위크와 힌두스탄타임스 등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생아 성비 불균형이 불가사의할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자, 지역 당국은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해당 지역의 무분별한 낙태 문화가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1994년 여아 낙태를 법으로 금지했지만, 남아선호가 강한 시골 지역에서는 지금도 불법 낙태가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딸이 결혼할 때 부모가 엄청난 지참금을 내야 하는 관습 때문에 여아를 기피한다. 여아가 태어날 경우 아예 호적 신고를 안 하는 경우도 많다.

AP통신이 지난해 초 인도 정부의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인도에 호적이 없는 여성의 수는 6300만명에 달한다.

남녀성비 불균형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015∼2017년 기준 인도 남성 1000명당 여성의 비율은 896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운동가인 칼파나 타쿠르는 "3개월 간 여아가 한 명도 태어나지 않은 것은 단순한 우연일 리가 없다"며 "이는 분명히 이 지역에서 여아 낙태가 빚어졌다는 점을 뜻하며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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