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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中지도부 비위 폭로 재벌, 실상은 공산당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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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재벌 궈안구이, 지도부 비리 폭로 후 美에 망명

분쟁 중인 미 회사, 법원에 "궈는 중국 정부 스파이"

뉴시스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궈원구이(郭文貴) 정취안(政泉)홀딩스 회장이 지난 2017년 9월8일 미국 뉴욕에 있는 주택에서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다. 2019.07.23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한 뒤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 정취안(政泉)홀딩스 회장이 사실은 중국 스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궈원구이와 상사 분쟁 중인 미국 리서치회사 '스트래티직 비전 US LCC'는 지난 19일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궈원구이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라고 주장했다.

스트래티직 비전이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궈원구이는 지난해 1월 자신이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 인사들의 재정 기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현황, 여행 기록 등을 조사해줄 것을 이 회사에 요청했다. 궈원구이와 스트래티직 비전이 맺은 계약은 총 900만달러(약 106억원) 규모로 스트래티직 비전은 100만달러를 먼저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궈안구이는 같은해 8월 스트래직 비전이 그가 찾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계약 위반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스트래티직 비전은 전직 정보요원 출신 조사관을 투입해 조사에 착수한 결과, 궈안구이가 최초 제공한 명단에 기재된 15명은 미국 행정부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른바 '기록 보호 대상(Records Protected)'으로 궈안구이가 국가 안보 관련 수사에서 미국 정부를 돕거나 다른 민감한 문제에 관여한 중국인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맞섰다.

스트래티직 비전은 법정 문서에서 "궈안구이는 중국 공산당에 대항해 우리 조사를 이용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면서 "궈안구이가 자신의 주장처럼 반체제 인사가 아니라 반체제 (인사) 사냥꾼이자 선동꾼이고 중국 정부와 공산당을 위해 일하는 공작원이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스트래티직 비전의 변호인은 WSJ에 "우리 목표는 궈안구이와 그 일당에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 자유 중국을 지지하는 이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래티직 비전은 궈안구이의 재정 상태는 중국으로부터 위협 받는 반체제 인사라는 정체성과 일치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궈원구이는 지난 2014년 중국 공산당내 자신의 후원자가 반(反)부패 혐의로 곧 체포될 것이라는 언질을 받고 미국으로 도피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궈안구이가 중국 정부로부터 자산이 동결됐다는 자신의 주장과 달리 2015년 고급 아파트를 6750만달러에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다고 스트래티직 비전은 지적했다.

스트래티직 비전은 궈안구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관여하는 반(反)중국 성향 연구기관 2곳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 것도 중국 공산당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쉽게 말해 돈으로 매수하려 했다는 것이다.

반면 궈안구이의 변호인은 WSJ에 "스트래티직 비전이 궈안구이를 비난하기 위해 소송 특권을 남용하고 있다"면서 "궈안구이는 중국 공산당이 가장 (잡길) 원하는 반체제 인사로 미국으로 도피한 후 가장 노골적이고 독설적인 비평가였다"고 맞섰다.

아울러 "중국 공산당 간부에 의해 300억달러에 달하는 궈안구이의 중국내 자산 대부분이 헐값에 팔렸다"면서 "궈안구이는 (중국 지도부에 대한 폭로) 발언을 하기 시작한 이후 중국이나 홍콩에서 단 한푼도 가져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궈안구이와 배넌 전 수석 전략가는 중국 공산당내 급진적 지도부를 제거하겠다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WSJ는 궈안구이가 2017년 9월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면서 1억5000만달러 가량을 중국 정부와 싸움을 위한 비용으로 확보했다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WSJ의 스트래티직 비전 관련 논평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배넌 전 수석전략가도 WSJ에 관련 언급을 회피했다.

궈원구이는 지난 2014년 중국 공산당내 자신의 후원자가 반(反)부패 혐의로 곧 체포될 것이라는 언질을 받고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문불출하던 그는 2017년부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등 공산당 고위 간부들의 비위 의혹을 폭로했고, 같은해 9월 비자 만료 시한을 앞두고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궈원구이는 중국 정치인, 고위 당국자, 기업인들의 실종과 죽음 등을 조사하는 이른바 '법치펀드(Rule of Law Fund)'를 운영하겠다면서 배넌 전 수석전략가를 총감독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궈원구이의 주장을 허위사실이라고 일축하면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를 통해 적색수배령을 내렸다. 중국 법원도 횡령과 사기 혐의로 그의 가족과 지인을 체포하고 정취안홀딩스에는 10조원대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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