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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문무일 검찰총장, '조용한 퇴장'…24일 비공개 퇴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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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the L]文정부 초대 검찰총장, 적폐수사 진두지휘…임기 말엔 검경수사권안에 반발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2019.7.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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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58·사법연수원 18기)의 퇴임식이 오는 24일 비공개로 치러진다. 퇴임사를 읽는 대신 검찰 내부 통신망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리는 등 이른바 '조용한 퇴장'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문 총장은 24일 오전 11시 대검찰청 8층 회의실에서 퇴임 행사를 갖는다. 행사는 비공개며, 영상 촬영도 하지 않는 등 약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퇴임 소감 등을 남길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신임 총장(59·23기)이 오는 25일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후배를 위해 조용히 치르겠다는 문 총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문 총장님 평소 스타일이라고 보시면 된다"면서 "후배를 위해 조용히 떠나겠다는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문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으로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과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횡령 사건,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등 이른바 '적폐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취임식에서는 '권위주의와의 단절'을 내세우며 '투명한 검찰', '바른 검찰', '열린 검찰'이라는 검찰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문 총장이 이끈 검찰의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과거사 정리가 꼽힌다. 지난 2017년 8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검찰 과거사에 대한 첫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 고(故) 박종철 열사의 부친과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 입장을 전달했다.

또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이나 '장자연 사건' 등을 재조사했다. 과거 검찰수사가 부실했거나 검찰권 남용이 있었다는 점이 밝혀졌고 김학의 전 차관 등 공소시효가 남은 일부 사건의 연루자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과거 검찰의 잘못된 기소로 억울하게 유죄판결을 받은 과거사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에도 적극 나섰다. 2017년 8월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217명에 대해 검찰총장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한 이후 5.18 민주화운동 관련 사건과 부마 민주항쟁 관련 사건 등 총 487명에 대해 직권 재심을 청구했다.

다만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등 일부 수사와 관련해서는 지휘 과정에서 수사 담당한 검사들과 갈등을 빚는 등 리더십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감한 검찰 제도 개편에 따른 부작용이 아니냐는 분석도 뒤따랐다.

임기 후반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놓고 정부와 마찰이 있었다.

국회에 제출된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문 총장은 '민주주의 원칙에 반한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를 두고 검찰의 수장으로서 소신을 지켰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검찰권 분산이라는 소신을 지닌 문 총장이 본격적인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다시금 조직 논리를 앞세운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퇴임 이후에는 미국 유학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가을에 학기를 시작하는 미국 대학 특성상 하버드 대학 등의 입학 절차가 대부분 끝난 상태라 아직 공부할 학교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총장은 퇴임에 앞서 검찰 직원들과 점심 및 저녁 식사를 하며 미리 작별 인사를 나눴다. 지난달 초부터 대검 각 부서의 5급 이하 직원들과 돌아가며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지난 10일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과 청계산 근처 한 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 전날엔 대검 참모들과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는 등 임기 만료 전까지 검찰 직원 등을 두루 만날 계획이다.

이날 오전에는 퇴임 인사차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방문해 민갑룡 경찰청장과 인사를 나눴고, 오후에는 대검 출입기자실에 들려 기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이미호 기자 be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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