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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김정은 잠수함 시찰… 북미 실무 협상 앞서 꺼내 든 'SLBM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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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회동' 이후 밝힌 실무협상 시한과 맞물려

세계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남·북·미 회동 이후 3주 만에 군사 분야 공개활동으로 신형 잠수함을 시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한 실무협상 재개 데드라인을 넘기며 협상보다는 압박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보셨다”며 “잠수함을 돌아보시며 함의 작전 전술적 제원과 무기전투체계들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건조된 잠수함은 동해 작전 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잠수함의 규모나 제원, 조선소의 위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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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다만 전날 김 위원장이 21일 함경남도에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투표했다고 북한 매체가 전한 만큼 이 지역에 있는 잠수함 건조시설인 신포조선소를 시찰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월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상업위성 사진을 토대로 신포조선소에서 신포급 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잠수함 건조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최고 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잠수함이 각이한 정황 속에서도 우리 당의 군사 전략적 기도를 원만히 관철할 수 있게 설계되고 건조된 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셨다”고 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동서가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잠수함의 작전능력은 국가방위력의 중요한 구성부문으로 된다”며 “잠수함을 비롯한 해군 무장장비 개발에 큰 힘을 넣어 국가방위력을 계속 믿음직하게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찰은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비롯해 홍영칠·유진·김정식 등 당 군수공업부 간부들과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이 수행했다. 또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의 신형 첨단전술무기(탄도미사일) 시험지도에 동행한 리종식과 군 장성으로 추정되는 최명철도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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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VIP실에서 악수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잠수함 시찰은 지난달 판문점 회동 이후 2∼3주 내에 실무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시한에 맞춰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 위원장의 올해 들어 47번째 공개활동이며, 군사 분야에서는 11번째 활동인데 미묘한 시점에 전략무기인 잠수함을 시찰했다는 점에서 대미 압박 카드라는 분석도 있다. 군사 분야 공개활동으로는 지난 5월10일 서부전선 방어부대 화력 타격훈련지도 이후 74일 만에 재개된 활동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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