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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개혁군주 정조의 꿈이 담긴 '수원과 화성'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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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미술관사업소, 시립미술관서 '셩: 판타스틱 시티'

'개혁군주' 정조의 꿈을 그려낸 전시…11월3일까지

뉴스1

민정기, 서장대에서 본 광교산, 캔버스에 유채, 172x191㎝, 2019.© 뉴스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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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이기림 기자 = 조선의 제22대 왕 정조(재위 1776~1800년)는 고작 11세에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비극적 죽음을 목격했다. 하지만 정조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없이 학습과 훈련을 반복했다.

그렇게 할아버지인 영조의 뒤를 이어 왕이 된 정조는 정치적·학문적 측면 모두에서 두각을 발휘했다. 특히 사도세자의 무덤 이장을 위한 장소로 택한 수원을 '자신이 꿈꾸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우선 정조는 화성을 세웠다. 선진적인 축성기술을 도입했다. 그러나 군사적인 기능만 강조하지 않았다. 상업적인 기능도 함께 보유해 시설의 기능이 과학적이고 실용적이란 평가도 받는다. 정조가 미적인 측면에 신경을 많이 쓰라고 주문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또한 별다른 산업기반을 갖추지 못한 수원을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도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수원은 조선의 계획도시였던 셈이다. 이런 혁신적인 생각은 왕권강화와 더불어 백성들에게도 큰 힘이 됐다. 인구수가 크게 늘고, 상권이 형성되는 등 지금의 수원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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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선(왼쪽부터), 나현, 박근용 작가의 작품.© 뉴스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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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오는 11월3일까지 열리는 '셩: 판타스틱 시티'는 이런 수원과 화성, 이를 세운 정조의 혁신성을 예술로 표현한 전시다.

김경태, 김도희, 김성배, 나현, 민정기, 박근용, 서용선, 안상수, 이이남, 최선 등이 만든 회화, 설치, 사진, 미디어 등 22점의 신작이 전시됐다.

신은영 학예연구사는 23일 열린 간담회에서 "수원을 상징하는 화성과 이성(정조의 이름, 이산에서 개명)에서 따온 '성'(셩)으로 전시명을 정했다"며 "화성을 통해 정조의 혁신성이 현대에서도 사유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고민한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는 산 자와 죽은 자가 교감하는 공간인 왕릉의 구성과 상징적 의미를 차용해 구성됐다. 총 3부로, 1부에선 정조의 실존적 삶과 수원화성에 담긴 이념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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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왼쪽부터)과 김도희 작가의 작품 전시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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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기(70)는 수원 도심 모습과 지역 역사 관련 이야기들을 재구성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서용선(68)은 정조가 지나온 무거운 시간과 극복의 과정을 보여준다.

클로버 등 귀화식물과 16세기 서양기술 소개 도서를 결합한 나현(49), 폐간판을 이용해 부조리한 사회시스템에 메시지를 던지는 박근용(61)의 작품들도 소개된다.

2부에선 개혁군주로서의 정조와 죽음 이후 미완의 군주로 남은 그의 면모를 살펴본다. 최선(46)은 사람들의 숨결로 흩어진 잉크로 인간의 실존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김도희(40)는 삶과 죽음 등이 누적된 흙가루를 곱게 쌓아올려 관객을 축적된 시간과 남겨진 시간에 맞닥뜨리게 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3부에선 정조의 이상향과 지향점을 통해 지금의 시간과 내일을 바라본다. 이이남(50)의 미디어작품과 김성배(65)의 먹물 작업, 안상수(67)의 이성, 수원, 화성에서 추출한 한글 자음과 이미지로 만든 문자도 등이 소개된다.

수원화성의 군사시설물인 서북공심돈을 대상으로 사진 작업한 김경태(36)의 작품도 볼 수 있다.

김찬동 수원시미술관사업소장은 "정조의 혁신성과, 그것의 실체인 수원화성이 어떻게 현재를 위한 사유와 미래를 위한 기대감으로 바뀌는지 함께 살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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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남(왼쪽부터), 김성배, 김경태, 안상수의 작품 전시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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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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