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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 초읽기…‘부실책임’ 구주 얼마에 사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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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발표 이후 주가 크게 올라

대주주 받을 구주 가격 고평가 우려

재무개선에 쓰일 신주 가격도 변수

구주-신주 인수 비율 둘러싸고

채권단-금호산업 견해차 보여

채권단 “아시아나, 두번 없을 매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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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가 이르면 25일 나온다. 일부 기업이 물밑에서 인수를 가늠하는 가운데, 구주와 신주 가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급등한 탓에, 아시아나항공 부실에 책임이 있는 대주주가 챙겨갈 구주의 값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3일 <한겨레>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25∼26일 중 매각공고를 내고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매각공고가 나오면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인수 후보군(쇼트리스트) 확정 및 회사 상황을 알리는 투자설명서(IM) 발송 △인수 타당성 검토 뒤 9월 초께 인수의향서 제출 △1~2개월 본실사를 거쳐 11월께 본입찰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주식매매계약 순서로 이뤄지게 된다. 채권단이 여러차례 방침을 밝힌 대로 올해 안에 매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구주에 투입될 금액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뛰어든 기업은 금호산업 등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의 구주를 얼마에 사들일지,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발행에 얼마를 쓸지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제출해야 한다. 다만 구주와 신주 인수 비율을 놓고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견해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구주 매입액을 최대한 많이 받고 싶어하지만, 채권단은 신주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어서다. 구주 매입 대금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실패’에 책임이 있는 구주주가 챙기는 돈이고, 신주 인수 대금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개선 등에 쓰인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구주 비율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산은과 금호산업 간 의견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호산업은 구주를 높은 가격에 팔기 원하겠지만, 그만큼 인수자의 부담은 커지는 반면 혜택은 구주주가 보게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급등한 것도, 구주 매입액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는 것 아닌지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경영실패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한 3월28일 종가 기준 3520원이었으나, 이후 아시아나항공 매각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해 금호산업 이사회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발표한 이튿날인 4월16일 8450원까지 올랐다. 이후 5500원~6700원대에서 움직이다 22일 종가 기준 6220원을 기록했다. 한 구조조정 전문가는 “박삼구 전 회장이 경영자였을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주당 3500원짜리 기업이었는데, 채권단 지원과 인수 기대감으로 6000원대까지 오른 상태다. 인수자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매각 성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 행사 뒤 취재진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매물은 두번 다시 안 나오므로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가질 거라 생각한다”며 “꼭 필요하면 아시아나항공이나 금호산업과 협의해 매각원칙을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지만, 지금은 매각절차와 원칙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정세라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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