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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퇴역 앞둔 美공군 4성장군이 '물벼락' 맞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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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변 아닙니다"… 조종사의 마지막 비행 축하하는 '피니 플라이트' 전통

세계일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퇴역을 앞두고 마지막 비행을 끝낸 폴 셀바 합동참모본부 차장(공군대장·가운데)이 부인(오른쪽)과 함께 축하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조종사의 마지막 비행을 기념하는 ‘피니 플라이트(fini-flight)’ 행사 일환이다. 미 합참 페이스북


퇴역을 앞둔 미국 공군의 4성장군이 비행장 활주로에서 ‘물벼락’를 맞았다. 조종사로서 마지막 비행을 마친 이에게 가족과 동료들이 축하의 뜻을 담아 샴페인을 끼얹거나 물총을 쏘는 오랜 관행에 따른 것이다.

23일 미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인근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폴 셀바 합참차장(공군 대장)을 위한 ‘피니 플라이트(fini-flight)’ 행사가 열렸다. 피니 플라이트란 ‘마지막 비행(final flight)’이란 뜻으로 조종사들 사이에서 일종의 전통으로 여겨진다.

셀바 차장은 39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오는 7월31일 퇴역한다.

공군 수송기 조종사 출신인 셀바 차장은 이날 C-37 수송기를 직접 조종해 공군기지에 무사히 착륙시켰다. 조종사로서 마지막 비행이었다. 셀바 차장이 부인과 함께 활주로로 내려오자 기다리고 있던 자녀와 손주, 그리고 합참 관계자들이 커다란 물통과 연결된 고무 호스를 그들 부부에게 ‘정조준’한 채 마구 물을 쏘아댔다.

가족 중 한 명은 샴페인 병을 딴 뒤 셀바 차장 부부의 머리 위로 샴페인을 퍼부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게 무슨 봉변인가’ 싶었겠으나 셀바 차장 부부는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입고 있던 조종복은 물론 몸까지 흠뻑 젖은 셀바 차장은 퇴역을 축하하는 의미로 참가자들과 건배를 했다. 이어 자신이 몰고 온 C-37 수송기를 배경으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행사를 마쳤다.

셀바 차장은 1980년 공사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했다. 공군에선 전투기가 아닌 수송기 조종사로 활약하며 C-5, C-17A, C-141B, C-37, KC-10, KC-135A 등 다양한 기종을 다뤘다. 총 비행시간은 3300시간이 넘는다.

2004년 준장으로 진급하며 처음 별을 달았고 미 태평양 공군 부사령관(중장)이던 2012년 11월 대장으로 승진하며 미 공군 기동사령관에 임명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7월부터 미군 ‘서열 2위’에 해당하는 합참차장으로 일해왔다. 최근 프랑스 정부는 합참에 재직한 4년 동안 미국과 프랑스 양국의 군사 분야 협력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셀바 차장에게 레종도뇌르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후임 합참차장으로는 같은 공군의 존 하이트 대장이 내정된 상태다. 하이트 신임 합참차장은 공사가 아닌 하버드 대학교 학군단(ROTC) 출신으로 비행기 조종 경력이 전혀 없는 핵무기 전문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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