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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금리매력 걷히자 채권시장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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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채 '인기' 비우량채 '외면'
4분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비우량채권 77.5% 차지하는 한진·두산그룹 차환 리스크 커져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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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가 본격화되면서 비우량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의 차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고금리 매력으로 급격히 확대된 비우량채 시장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급랭하는 분위기다. 특히 한진그룹과 두산그룹의 계열사들이 비우량채권 잔액의 80% 가까이 차지해 채권시장에서는 긴장감마저 감돈다.

■풍요 속 빈곤, 비우량채 '불안감'

23일 코스콤에 따르면 비우량채에 해당하는 B~BBB급(공·사모 포함) 회사채는 총 7조483억원(22일 기준)에 이른다. 총 277조원 규모의 회사채 시장에서 2.5% 수준이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우량채 위주로 발행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비우량채는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BBB급 이하 발행잔액은 6조1884억원이었으나 6개월여 만에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저금리가 계속되는 데다 주식시장까지 부진하자 비우량 기업들의 채권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기관들이 고금리 매력을 가진 비우량채에 대거 투자했다. 회사채 시장의 수급과 공급이 맞아떨어지면서 비우량채가 인기상품이 된 셈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미국보다 먼저 내리면서 국내 채권금리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4·4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비우량채에 대한 열기는 급랭하고 있다. 절대금리가 낮아져 고금리 매력도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한몫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수출규제가 겹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0%로 하향한데 이어 한국은행도 2.5%에서 2.2%로 낮췄다.

■한진·두산그룹, 차환 리스크↑

비우량채에는 한진그룹과 두산그룹 계열사의 채권이 대거 포진했다. 국내에서 발행한 두 그룹의 채권 발행잔액은 5조4633억원으로, BBB급 이하 발행잔액(7조483억원)의 77.5%에 달한다. 비우량채의 대부분을 한진그룹(2조9577억원)과 두산그룹(2조5056억원) 계열사가 차지한 셈이다. 한진그룹의 채권잔액은 대한항공 (2조3617억원), 한진(4380억원), 한진칼(1580억원) 순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1조815억원), 두산(6820억원), 두산중공업(6597억원), 두산건설(824억원) 순이다.

이들 그룹에 대한 투심은 얼어붙고 있어 차환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19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600억원의 매수 주문에 그쳤다. 당초 목표치(2500억원)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한진 역시 '미매각'의 굴욕을 겪었다. 지난 12일 1000억원 모집 목표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의 자금은 610억원에 그쳤다. 반면, 지난 22일 AAA급에 해당하는 SK텔레콤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모집액의 6배에 달하는 1조4400억원이 몰렸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채권별로 옥석가리기가 진행됐다"면서 "우량채 위주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우량채 선호현상이 짙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량채의 인기와 달리 비우량채는 외면받으며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란 진단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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