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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金 시찰 北잠수함은 신형 3000t급 가능성... "사거리 2500km 미사일 3대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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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北, 볼턴 美보좌관 방한 맞춰 SLBM 잠수함 공개... 대미 협상력 높이려는 듯"

조선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이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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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최근 시찰한 북한의 신형 잠수함과 관련,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한 3000t급 잠수함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16년 8월 SLBM인 '북극성-1형'을 시험발사한 2200t급(신포급·고래급) 잠수함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북한 신포항에선 3000t급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품이 대량으로 등장한 게 군사위성을 통해 포착되기도 했었다. 또 이번에 공개된 신형 잠수함은 미사일 발사대도 최대 3개까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보시며 함의 작전전술적 제원과 무기전투체계들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했다"고 전했다. 이어 "건조된 잠수함은 동해 작전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잠수함의 규모나 김정은이 방문한 지역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통신이 공개한 잠수함의 규모로 볼 때 기존 2000t급이 아닌, 신형 3000t급 잠수함이란 평가가 나온다.

SLBM은 이를 탑재, 운반하는 잠수함이 중요한데, 3000t급 이상으로 함체가 커져 SLBM을 3~4발 장착할 수 있다면 전략적 타격 능력이 그만큼 커진다. 또 SLBM 탑재 잠수함은 지상 이동식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비해 탐지가 어렵다. 한 예비역 장성은 "SLBM을 3~4발 실을 수 있는 3000t급 잠수함이 개발된게 사실이라면 미 본토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9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연어급(130t) 10여척, 상어급(325t) 40여척, 로미오급(1800t) 20여척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SLBM 탑재가 가능한 신포급(2200t) 잠수함을 건조했다. 신포급 잠수함은 1척만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포급은 SLBM을 1발 밖에 탑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러시아 등의 SLBM 잠수함은 최소 6~12발 이상의 SLBM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북한 신포급 잠수함의 전략적 타격 능력은 제한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한 3000t급 잠수함은 지난해 독자 개발에 성공한 도산안창호함이 있다.

그러나 북한은 그간 꾸준히 SLBM 탑재 능력 증강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의 3000t급 잠수함 건조 가능성은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거론돼 왔다. 아울러 SLBM의 사거리 증강 활동을 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 2016년 8월 북극성-1형(최대 사거리 1500㎞) SLBM 시험 발사에 성공한 뒤, 북극성-1형보다 사거리를 크게 늘린 북극성-3형 SLBM을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성-3형 SLBM은 최대 사거리가 2500km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2016년 북극성-1형을 발사한 신포급 잠수함은 일종의 '프로토타입'으로 SLBM 시험선(船)에 가까운 성격이었다"며 "1발만 들어갔던 신포급은 발사대가 고장나면 할 수 있는 게 없어 실전용으로는 가치가 떨어졌다. 북한 입장에서는 SLBM이 3발 이상 들어갈 수 있는 실전형 잠수함이 필요했고 그것이 이번에 공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갑작스럽게 공개한 것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올 연말을 미국과의 대화 시한으로 못박았는데, 미국에게 변화된 태도를 보여달라는 메시지"라며 "지난 5월 두차례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하는 시기에 맞춰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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