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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보류만 90% 걸리고 심사 중단된 추경안…90일째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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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 추경 심사 중단에 여야 협상도 진통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2019.7.9/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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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여야 5당 대표와의 공동발표문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추'자도 넣지 못해 문재인 대통령이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 지난 18일. 6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일인 19일에도 여야는 추경 처리에 실패했다. 지난 22일엔 급기야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추경 심사 중단을 선언했다. 이렇게 추경안이 국회로 넘어온 지 90일이 흘렀다.

23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오찬을 갖고 추경 처리를 재차 호소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공동발표문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면서 추경 노력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 "원칙 속에 유연한 접근을 하겠다"며 '단호한 대처'라는 표현을 썼다. 이날 저녁까지 추경 처리에 대한 여야 협상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7월 국회를 열어 추경 처리를 하는 것도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예결위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7월국회 내 처리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일본 수출보복 대응 관련한 추경 증액을 갖고 자료 미비 등을 주장하고 있는데 결국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뜻에 달린 것"이라고 했다.

추경 심사를 맡고 있는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이날 문 대통령과 만나 "추경이 불발되면 어떡하나. 감당할 수 있겠는지 걱정이 크고, 8월에는 반드시 추경을 집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내에선 추경 처리를 위한 대승적 협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한국당의 북한 목선 귀순 국정조사 요구를 받고 추경 처리 합의를 해도 나쁠 것 없다는 의견도 있다는 것. 민주당이 현재까지는 단호하게 국정조사와 정경두 국방부장과 해임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추경 처리가 늦어질수록 여야 모두 거센 비난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청와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밖에서 투쟁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추경을 미루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느냐"며 "추경이 보류되며 의결되지 않는건 여당도 답답하지만 야당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여야가 대치관계에 있지만 계속 협상할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현재 예결소위에서 감액심사까지 마친 추경안은 증액심사를 앞두고 심사 자체가 중단됐다. 김재원 예결위원장은 전날 추경 심사 중단을 선언하고 지역구인 경북 상주로 내려갔다.

김 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정부가 (일본 수출보복 대응 추경예산 증액에 대해) 구체적인 예산을 정확히 보고할 수 없다고 한다"며 "이에 상당기간 예결위를 열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일본의 수출보복 대응 추경 증액 규모가 기존 1200억원에서 최대 8000억원까지 늘어난 점을 짚으면서 "무슨 소재에 얼마(투입할지) 개략적으로 밖에는 보고할 수 없다고 한다. 이는 국회 예산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에서는 일본 대응 차원에서 공개할 수 없는 자료를 예결위 소위 위원들에게 모두 제출하라는 한국당 측 요구가 '억지'라며 맞서고 있다.

예결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수정예산안을 제출하라는데, 현실적으로 말이 안되고 일본 '화이트리스트'와 관련한 자료를 달라고 해서 산업통상자원부가 김재원 위원장에 열람시켜줬다"며 "그런데도 보안이 중요한 이 자료를 소위 위원들에게 모두 주라고 하니 결론이 안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결국 한국당이 추경 처리할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예결소위는 지난 17~18일 이틀간 소위 심사를 통해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심사한 후 19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감액심사 단계에서부터 여야 이견으로 줄줄이 보류 결정이 나오며 심사 진도가 더뎠다. 감액심사에서 90% 이상의 예산들이 줄줄이 보류되면서, 향후 심사 과정에서의 진통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결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지상욱 의원은 뉴스1에 "지금까지는 삭감예산에 대해 일독만 한 상황으로 90% 이상이 보류된 상태다"라며 "여당이 고집을 피우고 욕심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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