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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日 수출규제에도… 외국인들 반도체주 집중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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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악재 뚫고 12거래일 만에 2100 회복 / 수출 타격 예상 불구 매수 우위 / 삼성전자 지분율 57.8% ‘최고’ / SK하이닉스도 4457억 ‘사자’ / 日보복의 역설… 반도체값 상승 / 8월 D램 22% 낸드 3% 올라

세계일보

외국인들의 매수세로 종합주가지수가 2100선을 회복한 23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제원 기자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등으로 경제 전망이 어둡기만 한 가운데 코스피가 2100선을 회복했다. 놀랄 만한 숫자는 아니지만 한때 2000선 아래로 주저앉을 수 있다고 우려하던 상황을 되돌아보면 의미가 작지는 않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점이 주목된다. 지난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로 미국과 금리 차이가 더욱 벌어진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국내에 투자한 사실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11포인트(0.39%) 오른 2101.45로 마감했다. 이달 5일 이후 12거래일 만에 2100을 회복했다.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에서 주식을 2872억원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는 46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투자자는 285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달 첫째주 3500만달러, 둘째주 5억2300만달러, 셋째주 2억7400만달러로 매수 우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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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외국인 투자는 반도체 종목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사상 최고 수준인 57.8%까지 올랐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5월7일 57.33%로 직전 최고치인 2001년 3월 57.30%를 약 18년 만에 넘어섰다. 이어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이날 다시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외국계 자본은 SK하이닉스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4457억원을 사들여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0.21% 오른 4만7300원, SK하이닉스는 0.51% 오른 7만8800원으로 마감했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 악재 속에서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이 이어진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부품주 가격 상승 기대감이 퍼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보복조치로 반도체 생산량이 줄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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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규제가 단행된 이달 들어 반도체 현물 가격은 평균 D램 22%, 낸드 3% 상승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현물 가격 상승 원인은 실수요 증가보다 심리적인 불안 요인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 상반기 저점에 도달했던 메모리 분야가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투자자금이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 증시에서 모건스탠리가 애플의 중국 매출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하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자 애플과 관련 부품주들이 함께 강세를 나타냈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 종목들의 긍정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부진했던 수출 회복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단가가 현물에 이어 계약 가격까지 상승하면 수출 증가율 반등이 앞당겨지면서 4분기로 갈수록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으로 몰리면서 이달 투자 매력을 느끼는 금융신흥국 중 한국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해외 투자자금이 지난주까지 사들인 한국 주식은 8억3200만달러(약 9800억원)로 태국(6억1300만달러), 인도네시아(1억8000만달러), 베트남(8200만달러), 스리랑카(4500만달러), 파키스탄(1500만달러) 등 보다 높게 나타났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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